둔촌주공 비롯해 신반포15차, 잠실진주 등 분양지연
이문1·3구역, 대조1구역 등 강북권 상황도 비슷

분양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1·3구역.(사진-이현주 기자)
분양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1·3구역.(사진-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최근 서울 주요 주택정비사업 단지에서 분양 일정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주택공급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분양 '최대어'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지난 15일 전면 중단됐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들 간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2개월만에 공사 중단 사태가 벌어진 것. 

둔촌주공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만2032가구로 조성되는 올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이른다. 당초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으나 사업이 파국을 맞으면서 분양 시기가 불투명해 졌다.

또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도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이 단지는 시공사 교체 및 소송 문제로 일반분양을 미뤄오다가 지난 2월 기존 시공사였던 대우건설의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면서 문제가 일단락 된 상태다. 그런데도 다음달 예정돼 있던 분양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분양가 규제 완화 여부를 지켜보고 일반분양 일정을 잡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2678가구)도 공사 현장에서 유물이 발견되면서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84개 표본 조사 지점 중 36개소에서 백제한성기와 6세기 신라시대 주거지 유적이 확인됐다. 이에따라 정밀 발굴 조사가 이뤄지면서 819가구 일반분양이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 강북 최대 재개발·재건축 지역인 동대문구 이문1구역과 이문3구역도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으나 연기될 전망이다.

이문1구역은 전체 3069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만 905가구가 계획돼 있다. 그러나 설계 변경과 분양가 산정 문제 등의 이유로 분양일정이 늦춰졌다.

이문3구역 역시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 시공사 교체에 대한 조합원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분양일정이 밀렸다. 조합은 오는 30일 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배제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은평구 대조1구역은 2451가구(일반분양 502가구) 규모로 계획을 세우고 현재 철거까지 마친상태지만 공사비 관련 갈등으로 분양과 착공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서울 지역 주요 단지들의 분양이 곳곳에서 미뤄짐에따라 주택 공급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 분양을 기다린 수요가 매매 시장이나 임대차 시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신규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4만9341가구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올 4월까지 3133가구가 공급되는 데 그쳤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분양일정이 미뤄지게 되면 부동산 시장에 (수급불균형을 초래해)악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신규 입주 단지로 빠져야 하는 수요가 매매 시장이나 임대차 시장으로 흘러가게 될 경우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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