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경영 효율성 제고 목적…법적 문제 없어"

동원그룹 CI. (사진-동원그룹)
동원그룹 CI. (사진-동원그룹)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동원그룹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해온 동원산업과 전격 합병한다. 2001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무려 21년 만에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관심이 뜨겁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난 7일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산업㈜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돼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대표이사는 동원산업㈜ 이명우 사장(現), ㈜동원엔터프라이즈 박문서 사장(現)이 각각 사업부문과 지주부문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동원산업은 합병과 동시에 주식 액면 분할을 실시한다. 합병과 액면 분할을 반영한 최종 합병비율은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가 1 대 3.84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 합병 시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자산가치가 아닌 기준시가를 적용한 것이 동원산업 주주의 이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동원산업은 이에 대해 사실과 차이가 있다며 반박했다.

주권상장법인의 합병가액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 5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라 원칙적으로 기준시가를 적용하게 되어 있다. 다만, 기준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은 경우에는 자산가치로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동원산업은 2가지 이유를 들어 기준시가를 적용해 합병가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보통 기업의 주가는 증권시장에 참여한 다수의 투자자와 해당 기업의 자산내용, 재무상황, 수익성, 미래의 사업전망 등에 기초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의 객관적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합병비율을 고려하면서 기준주가가 기업의 실질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합병비율 계산 시 적용되는 자산가치는 장부상 금액으로 시장에서 형성되는 기준시가와는 차이가 있다”며 “이러한 자산가치를 적용할 경우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금액(시가기준 산정)과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으며, 합병절차상 한편에서는 기준시가를 적용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자산가치를 차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동원산업은 합병이 동원산업 기준시가가 저평가된 시점에 추진됐다는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동원산업의 5개년 평균주가는 25만 5335원, 3개년 평균주가는 22만 9756원, 1개년 평균주가는 24만 2688원이다. 이는 합병비율 계산 시 기준주가 24만 8961원과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합병비율 시 산정된 기준주가가 부당하게 저평가되어 있다거나 공정한 가치가 아니라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동원산업은 “2008년 StarKist 인수 후 지금까지 지속적인 IR활동을 통해 기관 및 일반 투자자들에게 StarKist에 대한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해왔으며, 투자자 역시 StarKist의 경영상황에 관심이 많았기에 동원산업의 주가에 StarKist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연결기준 매출 7조 6030억원, 영업이익 5087억원이며, 별도기준 총자산의 86%가 동원산업(지분62.72%), 동원F&B(지분74.38%), 동원시스템즈(지분70.56%) 등 3개의 상장 자회사 주식가액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본질적 가치 대부분이 종속기업 주식의 시가로 반영되어 있으며 거래의 상대적 가치를 고려할 때 동원산업 평가 역시 기준시가를 적용하여 합병비율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동원그룹 “경영 효율성을 통한 성장”

동원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한편 투자 활성화를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원산업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원양어업은 최근 연안국들의 어족자원 자국화가 더욱 강화되고 국제수산기구의 자원보존정책 강화 및 규제와 선원 채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투자 위축으로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동원산업은 “현재 21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다층 구조로 되어 있어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 행위제한으로 계열회사 지분율 보유에 제한이 있어 (손)자회사를 통한 신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순주지주회사로,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그룹의 주요 상장 3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동원그룹은 2차 전지 소재 사업, 온라인 축육 유통 사업, 항만 하역 사업, 육상연어 양식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 및 해당 사업과 관련한 M&A를 진행해 왔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신사업과 관련한 회사를 계열회사로 편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합병이 양사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양사가 가진 장점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향후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로 중심을 잡고 향후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번 합병은 동원산업의 주가부양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원산업 과거 5개년 평균주가는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형성되어 거래됐다. 기존 동원산업은 StarKist, 동원로엑스 등 우량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원양어업과 수산유통업 등 사양 사업으로 인식되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동원산업은 “이번 합병을 통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로서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경영실적 및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계열회사들을 자회사로 두는 지배구조로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이익창출과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회사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경영활동을 바탕으로 중장기 배당정책 제시 및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방향의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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