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5개사 중 삼성물산만 영업이익 증가
2분기 원가 인상 비용 본격 반영시 수익 악화 우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원자재값 급등 등 경영 환경 악재 속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원자재값 급등 등 경영 환경 악재 속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원자재값 급등 등 경영 환경 악재 속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9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상장 5개 사의 1분기 잠정 연결 기준 매출액은 총 12조3843억원, 영업이익은 899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증가, 영업이익은 14.4% 감소한 수치다.

5개 사 중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0억원 대비 14.8% 늘었다. 매출액은 3조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2775억원보다 8.8% 증가했다.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1분기 건설 수주 규모는 4조9000억원으로 연간 목표치 11조7000억원의 42%에 해당한다.

대우건설도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2495억원, 영업이익 22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105억원(16.0%)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다만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에프앤가이드는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로 1695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신규 수주는 2조65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362억원에 비해 24.4% 늘어났다. 대우건설은 현재 연간 매출액 대비 4.9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42조882억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보유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내외 리스크가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과 원가율 개선 등 시스템에 기반을 둔 사업 관리 역량, 중흥그룹과의 시너지 등을 통해 연 매출 10조원, 신규 수주 12조 2000억원이라는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1453억원, 영업이익 17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0.1%, 14.6% 감소했다. 신규수주는 8조9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8561억원 대비 30.4% 늘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대형 현장의 매출이 하반기 집중돼 있는 관계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사우디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정유공장 공사, 파나마 메트로 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760억원, 영업이익 1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 하락했다. 영업이익 하락은 지난해 주택부문에서 분양물량(약 2만6800가구)외에도 선착공 물량이 약 1만 가구에 달하면서 원가율 산정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신규 수주는 3조 3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8110억원 대비 87.2% 증가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매출과 수주가 규모면에서 동반 성장했다는 것은 코로나19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관련 손실비용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5% 감소한 6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한 731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에 따른 건설 자재값 인상 문제가 당분간 해결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향후 건설사들의 실적이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수도권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다음달 1일부로 레미콘 단가를 13.1%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레미콘단가는 현재 ㎥(입방미터) 당 7만1000원에서 8만300원으로 9300원 오를 전망이다.

앞서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C&E는 지난 15일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1종 시멘트 가격을 기존 1t당 7만 8800원에서 15.2% 인상한 9만 800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5.1% 인상한데 이어 8개월 만에 다시 인상에 나선 것이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재 비용이 증가하고 수급이 어려워지면 진행중인 공사 뿐만 아니라 비용 문제로 계획된 공사 착공도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며 "이는 주택 분양을 비롯해 민간 공사의 신규 투자가 일시에 위축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대형 건설사들의 원가 인상 비용이 4~5월부터 본격 반영되면 공사 중단 및 공사 지연 가능성도 있어 마진 훼손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새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착공이 늘 것으로 예상되고 대형 건설사들의 주택 수주도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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