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리니지W' 힘입어 호실적
인건비 급증한 게임사 실적 저조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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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1분기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계 빅3로 불리는 ‘3N'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흥행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가운데 넥슨과 넷마블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과열된 IT업계 개발자 인재 영입 전쟁에 따른 과도한 인건비 지출로 주요 게임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리니지W'의 힘…엔씨, 1분기 최대 분기 매출 달성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1분기 매출 7903억원, 영업이익 244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54%, 330% 증가한 수치다. 매출의 경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1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었다.

이번 분기 실적은 리니지W가 이끌었다. 모바일 게임은 전년 동기 대비 97% 상승한 64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리니지W가 373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실적 전반을 책임졌다. 리니지W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5개월간 총 73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중 △PC·콘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출시 △리니지W의 북미·유럽 등 서구권 출시 △블레이드엔소울 2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 출시를 준비 중이다. TL은 오는 여름 쇼케이스를 열고 상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TL을 필두로 오는 2023년말까지 총 7종 게임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 선보일 TL은 PC, 콘솔 플랫폼 동시 출시할 예정으로 윈도우, 맥, PS, 엑스박스, 스팀을 준비하고 있다"며 "TL은 BM이나 플레이 방식, 콘텐츠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 엔씨의 모바일 게임과는 다른 전략을 확실하게 보여드리려는 의지가 있다. 페이투윈이 아닌 플레이투윈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작 '아이온2'도 하반기 세부 계획이 공개된다. 홍 CFO는 "아이온2의 개발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아이온2에 대한 로드맵을 상세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가 추진하는 메타버스 사업도 조만간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홍CFO는 "엔씨의 메타버스는 게임과 게임 이외에 여러가지 콘텐츠가 구현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은 NFT를 비롯한 크립토가 메타버스에 연결되는게 궁극적인 목표지만 P2E는 아니다"라며 "게임과 비게임 콘텐츠가 융합이 돼 이용자가 메타버스에 거주할 수 있는 니즈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넥슨, 던파모바일 ‘승부수’·넷마블 인건비 ‘발목’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출시를 위한 마케팅 진행과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시망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2분기에는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흥행이 온기 반영되는 만큼 큰 폭의 실적 상승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넥슨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소폭 성장한 9434억원(엔화 기준 원화 환산 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 감소한 3992억원으로 집계됐다. 넥슨은 지난 3월 국내에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하며 흥행에 성공했으나, 해당 실적은 2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외에도 연내 출시 예정인 신작들을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넥슨은 내달 28일 대전 격투 게임 'DNF Duel'을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과 플레이스테이션4·5(PS4·5) 등 PC, 콘솔 플랫폼에서 출시한다. DNF Duel은 '던전앤파이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2.5D 그래픽 기반 대전 격투 게임으로 격투 게임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등으로 유명한 일본 아크시스템웍스와 네오플이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넥슨게임즈의 대표 IP인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HIT'를 계승한 'HIT2'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HIT2는 원작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계관을 이어가면서도 대규모 PvP(P이용자 간 대결)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대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변모해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은 HIT2의 연내 정식 출시에 앞서 올 2분기 중 사전등록을 시작한다.

PC 온라인 슈팅게임 '프로젝트 D'도 오는 26일부터 사전예약에 돌입하고 내달 9일부터 스팀에서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한다. 프로젝트 D는 시시각각 변하는 전투 환경에서 개성 있는 9명의 요원을 조합해 5 대 5로 나뉘어 싸우는 3인칭 슈팅 게임이다. 스웨덴 소재 개발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3인칭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도 PC와 콘솔 멀티 플랫폼으로 올해 중 출시한다.

이 밖에 멀티 플랫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출시를 준비 중인 예정작들도 곧 서비스 라인업에 합류해 이용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1분기 연결기준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영향으로 신작 개발 일정이 길어진 데다 신작 개발 인력 확충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넷마블은 1분기 인건비에만 1868억원을 지급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30.3%나 늘어난 비용이다.

도기욱 넷마블 각자대표는 "2분기부터는 그간 준비한 다양한 신작을 출시할 것이라 매출은 개선될 예정"이라면서도 "마케팅비와 인건비 상승분의 영향이 있어 수익성 개선은 하반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2분기 이후부터 기대작들을 차례로 선보이며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제2의 나라: Cross Worlds’ 글로벌을 시작으로, ‘골든 브로스’,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 ‘머지 쿵야 아일랜드’, ‘챔피언스 어센션’ 등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포함해 ‘오버프라임’, ‘몬스터 길들이기:아레나’, ‘하이프스쿼드’, ‘그랜드크로스W’,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등도 순차적으로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사 인건비 '부담'에 줄줄이 영업익↓

크래프톤은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크래프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3% 증가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 역시 전년동기대비 인건비가 30.5%, 마케팅비가 134.8%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효자’ 지적재산(IP) 배틀그라운드 덕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 1월 배틀그라운드 무료화 전환 후 120일 이상 장기 이탈 사용자 상당수가 복귀했다”며 “1분기 PC·콘솔 평균 월간 이용자 수(MAU) 트래픽은 전분기 대비 3배 가까이 확대됐고 유료 구매자 수도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 다만 증권가 예상치는 밑돌았다.

카카오게임즈 1분기 매출액은 약 2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약 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70%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기존 모바일, PC온라인 게임 매출이 안정화됐다"며 "효율적인 비용 집행, 개발력 내재화가 이뤄지면서 비게임 부문인 기타 매출의 약진이 전체 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1분기 인건비로만 475억 원을 썼다. 지난해 1분기(255억 원)와 비교하면 무려 86.1%나 늘었다. 연봉 인상, 인센티브 지급, 종속회사 연결 편입 및 신규 채용에 따른 인력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유력 타이틀의 글로벌 진출과 함께 대작 신작들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등을 통한 실적 상승도 꾀한다.

컴투스는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인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컴투스는 1분기 영업손실 26억58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영업이익 177억원)와 비교해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컴투스그룹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2X을 처음 적용한 게임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의 글로벌 일일사용자수(DAU)가 이전 대비 400% 성장하는 등 핵심 게임이 견조한 성과를 유지하면서, 컴투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13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1분기 최고 매출이다.

반면 인건비가 384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2.3% 증가하는 등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37.3% 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컴투스는 “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확충,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따른 다각도의 투자로 인해 일시적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컴투스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C2X를 기반으로 게임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컴투스 기대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은 오는 7월 한국 출시 이후 P2O(Play To Own) 시스템을 접목해 글로벌 대표 웹3 MMORPG로 세계시장에 선보이며, 워킹데드: 아이덴티티, 낚시의 신: 크루, 미니게임천국, 크리티카 등이 C2X 생태계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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