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코로나19 겹치면서 주거 쾌적성 갖춘 단지 인기↑

삼성물산은  현재 시공 중인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 ‘에버로즈 테마정원(가칭)’을 적용한다.
삼성물산은  현재 시공 중인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 ‘에버로즈 테마정원(가칭)’을 적용한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명품 조경 경쟁이 뜨겁다. 미세먼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입주민 휴식공간과 주거 쾌적성을 갖춘 조경 특화 아파트가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건설사들의 조경이나 외관 특화 디자인 도입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주택부문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조경 특화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시공 중인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 ‘에버로즈 테마정원(가칭)’을 적용한다. 에버로즈는 에버랜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장미 품종으로, 지난해 기후 국제 장미 콘테스트에서 은상 및 특별상을 수상하며 우수성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원베일리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래미안 프로젝트에도 에버로즈를 활용한 조경을 선보이기 위해 계획 중이다. 또한 래미안 입주민을 대상으로 장미를 직접 가꾸고 돌볼 수 있는 전문 가드너 교육과정인 ‘로자리안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월 삼성물산은 래미안’ 단지에 적용할 새로운 조경 상품 ‘네이처 갤러리(Nature Gallery)’도 개발했다.

네이처 갤러리는 소규모 활동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살리는 조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최근의 주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또 그간 주목받지 못하던 공간인 주동 후면부나 동 사이의 음지도 감각적인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의 조경은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지향하며, 입주민들께 자연 속에서 다채로운 경험과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단지들의 조경시설과 디자인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한 서울 강동구 선사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서도 한강 광나루공원과 연결되는 3.3km 산책로와 6개의 테마가든 등이 포함된 조경 디자인을 앞세웠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조경 시설물로 세계적 디자인 상도 받았다.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단지내 조경은 깊은 산 속 계곡을 모티브로 한 자연형 벽천과 감각적인 정원이 대비를 이루어 예술적으로 조성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더 나은 고객만족을 위해 우수한 조경 디자인 상품개발에 지속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하늘채 단지에 적용할 새로운 조경상품 ‘하늘채 시그네이처’를 개발했다.

하늘채 시그네이처는 자연을 주제로 한 특화 조경 시설물로, 일상 속에서 가깝게 느낄 수 있는 6가지 자연(하늘·달·구름·바람·물·해)을 모티브로 했다.

하늘을 주제로 한 ‘윈도우 파고라’와 ‘윈도우 티하우스’는 시각적 개방감과 심리적 안정을 강조해서 제작했다. 

벤치는 △달에서 영감을 얻은 ‘문 벤치’ △바람을 상징하는 ‘윈드 벤치’ △나무 밑에 떨어진 물방울을 모티브로 한 ‘워터드롭 벤치’ △ 태양을 모티브로 한 ‘썬 미스트써클’ 총 4가지로 제작됐다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 시그네이처 시설물을 올해부터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강창희 코오롱글로벌 건축본부 상무는 “하늘채 조경은 입주민이 자연을 느끼고 함께하는 ‘위드 네이처’를 지향하고 있다”며 “하늘채 시그네이처를 시작으로 타사와 차별화되는 자체 디자인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명품 조경 조성을 위해 2022년 더샵 빛조경시설물 아이디어 공모전인 '굿모닝 더샵, 굿나잇 더샵'을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에서 포스코건설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아름다운 더샵을 느낄 수 있는 조명이 어우러진 외부 조경시설물 디자인을 모집한다. 대학(원)생, 프리랜서 작가, 디자이너 등 개인 자격으로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참가 희망자는 오는 22일까지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내면 된다. 작품은 이달 23~31일 도안 또는 이미지를 정해진 작품설명서 양식에 맞춰 제출하면 된다. 최종 결과는 오는 7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건설업계가 이처럼 명품 조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이유는 쾌적성을 갖춘 조경 특화 아파트가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1.6%가 코로나19 이후 주거지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쾌적성-숲세권(공원, 녹지 주변) 항목을 골랐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주거지 선택에 있어 쾌적성이 최우선 순위로 선택되고 있었다. 지난 2016년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해 발표한 '2025년 미래주택시장 트렌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의 35%가 주거지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연이 주는 쾌적성’을 꼽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거 쾌적성을 갖춘 조경 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명품 조경을 조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급화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이 되레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건설사들은 조경 등 특화 디자인 비용이 평당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건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관련 환기 시스템, 친환경적인 조경·시설 등을 도입한 아파트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공급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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