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화폐화 측정' 언론설명회서 공개…납세·고용 늘고, 환경 감소
최태원 회장 "측정 결과 투명하게 공개해 측정방법 개선" 주문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 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열린 ‘2021년 SK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 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열린 ‘2021년 SK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최태원 SK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폐화 측정을 통해 구체화 되고 있다. SK그룹은 무형의 사회적가치(SV·Socail Value)를 유형의 금전가치로 환산하는 산식을 최초 공개했다. 최태원 회장의 지론인 DBL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SK는 23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2021년 SK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언론 설명회를 갖고 전 관계사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가치 총액이 1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조원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용과 배당, 납세 등 경제적인 성과는 크게 개선된 반면 환경적 성과는 오히려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 별로 보면 경제간접 기여성과는 19조3443억원으로 세부적으로 △고용 10조1000억원 △배당 3조4000억원 △납세 5조9000억원이다. 관계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납세는 전년대비 100%, 고용은 39% 늘어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환경성과는 -2조8920억원을 기록했다. 환경공정이 -3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 감소했고 환경 제품·서비스는 8000억원이었다. 탄소 저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장 증설과 조업률 증가 등으로 향후 2~3년간 탄소 배출 총량을 줄이기 어렵다는 게 SK의 설명이다. SK는 “아직은 문제 유발자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늘려 문제 해결자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긍정적인 측정 결과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도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외부와의 소통 과정 등에서 보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사회적가치 측정 산식과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최태원 SK 회장의 지론인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DBL 경영은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김광조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잘 하고 있는 부분 뿐만 아니라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도 보다 많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겠다“며 ”비즈니스 모델 혁신, ESG 핵심지표 관리,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넷제로가 핵심 전략이다.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결과가 사회 이해관계자에게 어느 기업이 더 지속가능한지 분별해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지난 2018년부터 사회적가치를 화폐화해 발표하고 있다.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산식 도출을 위해 24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세계 4대 회계법인, OECD 국제기구들이 현재 자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SK는 당초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로 나눠져있던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도 ESG 분류 체계와 동조를 위해 △경제간접 기여성과 △환경성과 △사회성과 △거버넌스로 재분류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가치 화폐화 값은 △베이스라인(시장평균 기준) △화폐화 단위기준(국제기구·정부·협회 등 발표지표 적용) △기여도 등 세 가지 주요 항목을 적용해 도출한다.

즉, 자사 제품·서비스가 전체 시장평균치를 초과 또는 미달하는지, 사회적가치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따져 수치화하고, 여기에 공신력있는 국제기구 등의 지표수치를 곱한 값으로 사회적가치 총액을 산정한다.

예를 들어, SK인천석유화학은 공장 가동중에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주거단지 냉·난방 에너지로 공급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거뒀고, 이로써 지난해 28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온실가스 배출계수 및 감축비용, 공급열량 등을 대입해 산출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기술혁신기업 육성을 통한 협력사 기술 지원을 통해 673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고 분석·측정 인프라 공유를 통한 협력사 기술 지원 성과로 242억원, 반도체 아카데미를 통한 협력사 교육 지원 성과로 85억원을 거뒀다.

박철범 SK하이닉스 SV추진 담당은 "SK하이닉스는 사회적가치 창출 수익을 다시 재투입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별도 산식과 성과가 공개되지 않은 거버넌스 지표에 대해서는 "성과개선 카테고리 안에 거버넌스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중요성에 대해 인지 하고 있다"며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 체제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현재 화폐화 계획은 명확한 것은 없다. 계속 연구하며 만들어갈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위원장은 "2017년부터 내부적으로 사회적가치를 측정해왔고 2019년 발표했으나 어려분 부분이 많았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측정 시스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갈 방침이다. 향후 세계적인 표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우리의 기대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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