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투자금 '반도체,배터리, 바이오' 집중
LG, 미래성장 분야 연구개발 초점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재계 순위 2위인 SK그룹이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 재계 순위 4위인 LG그룹도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같은기간 국내에만 106조원을 투자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삼성·SK·LG·현대차·롯데 등 5대 그룹이 발표한 투자계획이 약 900조원을 훌쩍 넘었다. 미래 성장 산업을 한 발 앞서 육성하기 위한 투자에 주요 대기업들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SK, 반도체·배터리·바이오에 5년 간 247조원 투자

2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을 중심으로 한 핵심성장동력 투자계획을 밝혔다.

태원 회장이 그간 강조해온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 중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지난해 최 회장이 내놓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의 1%를 SK가 담당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달성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는 ‘BBC 산업’에 향후 5년 간 247조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142조원은 국내에 투입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5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에 있다고 판단, 반도체와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의 절반 이상인 142조원을 배정했다. 

2030년 기준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인다는 그룹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와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 67조원을 투자한다. 디지털 분야에는 25조원, 바이오 분야 등에도 12조원을 투입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전체 투자금의 90%를 BBC에 집중, 핵심성장동력을 강화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성장동력을 키워나가는 주체는 결국 인재로 고용 창출에도 적극 나서 5만명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 배터리‧AI‧바이오 등에 5년 간 106조 투입

LG그룹도 오는 30일부터 시작하는 전략보고회에 앞서 각 계열사로부터 향후 5년 투자계획과 채용계획을 집계하고, 국내에서만 106조원을 투자하고 5만명을 직접 채용하는 중장기 계획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투자액 가운데 48조원은 R&D에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체 투자액의 40%인 43조원은 미래 성장분야에 집행하기로 했다. 특히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자동차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 R&D에 21조원을 투자한다. 

구 회장 주재로 열리는 이번 전략보고회는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계열사 별로 순서대로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3년에 1회 이상 주요 계열사 또는 사업에 대한 전략 재정비와 미래 준비에 대한 점검을 한다.

투자 내용을 부문별로 보면, 배터리·소재 분야에 5년 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고체 전지, 리튬황전지 등 차세대 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배터리 리사이클 등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 배터리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및 수명 예측 등의 BaaS(Battery asa Service) 플랫폼 사업과 같은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로 양극재, 분리막, 탄소나노튜브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 2026년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배터리 소재 육성을 위해 경북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기업 대상으로 인수·합병(M&A)나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검토 중이다.

AI·빅데이터 분야에는 3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인 '엑사원'과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 혁신신약 개발에는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마찬가지로 M&A와 JV 설립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며, 융·복합 인재 양성 등으로 차세대 첨단바이오 기술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LG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등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에 5년 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G는 미래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매년 약 1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특히 신규 첨단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3년간 AI,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R&D 분야에서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계약학과, 산학장학생, 인턴십 등 산학연계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고졸 인재를 대상으로 한 지원방안도 마련한다.

LG는 협력사 사업 경쟁력 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도 지원하는 등 상생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와 LG이노텍 등은 협력사가 스마트 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파견하고,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ESG 역량 진단과 컨설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 협력사의 입사 예정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무상 교육을 지원하고 채용장려금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디스플레이 분야 협력사는 개발 단계부터 협력을 강화해 원자재 확보와 R&D 고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투자 계획을 밝힌 SK와 LG를 포함한 5대그룹과 앞서 투자계획을 발표한 한화(37조6000억원), 두산(5조원) 등까지 포함하면 주요 대기업의 향후 3~5년간 투자 금액은 945조6000억원에 달한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