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한은 부총재, 6‧7월에도 물가상승률 지속 예상
고물가에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불가피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5%를 상회한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남대문시장. (사진=일요경제 DB)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5%를 상회한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남대문시장. (사진=일요경제 DB)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대를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6월과 7월에도 5%대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이 4월과 5월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오는 7월에도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3일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개최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5%를 상회한데 이어 6월과 7월에도 5%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 5.6%를 기록한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된 데다 국제식량가격까지 오르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크게 상승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2%대에서 등락을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3.2%) 3%대로 올라선 뒤 5개월만인 올해 3월(4.1%)부터는 4%대를 기록했다. 이윽고 불과 2개월만인 5월 들어선 5%마저 돌파했다. 우리나라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부총재는 “국제유가와 국제식량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중장기 물가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부분 금지, 중국 내 봉쇄 조치 완화, 주요 산유국의 증산 규모 확대 등이 국제 유가 불안 요소로 꼽았다. 곡물 등 세계 식량 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 수출제한 등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6%대 물가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6월이나 7월 중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 내외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도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실 국민 입장에서 5%, 6% 그런 숫자가 큰 의미가 없다. 국민이 겪는 물가는 그것보다 높다"고 말했다.

당분간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은은 고(高)물가 대응 차원에서 지난 4월과 5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5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오는 7월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만약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올리면 3연속 인상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경우에 속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연말까지 2.25~2.50%로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 역시 유효하다"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물가 속에서 경제주체의 물가 기대 심리 안정 역시 시급한 상황이라 금통위가 오는 7월은 물론 8월에도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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