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대상 확대를 내걸고 7일 0시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대상 확대를 내걸고 7일 0시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대상 확대를 내걸고 7일 0시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유통업계가 파업 영향으로 공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차원의 총파업에 앞서 최근 일부 화물차주가 먼저 파업에 들어가 제품 생산과 출고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투쟁 강도를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차량으로 각 공장의 정문을 막아 비노조원의 운송업무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제품을 생산해도 출고가 어려워 재고가 계속 쌓이는 상황"이라며 "생산·출고 역량이 평소의 59% 수준이고, 운송이 어려우니 일부 도매상들은 직접 공장에 와서 물건을 싣고 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들도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에 대한 발주를 제한했다.

세븐일레븐은 각 매장에서 발주할때 이들 제품을 각각 1박스씩만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1박스에는 20개씩 들어있는데 병과 페트병 제품 모두 발주 제한이 걸렸다.

미니스톱은 병 제품은 1박스씩, 페트병 제품은 10개씩만 발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24도 지난 4일부터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 병 제품에 대해 각각 3박스씩까지만 발주하도록 제한을 뒀다.

특히 CU의 경우 7일부터 일부 물류센터에서 출고되는 참이슬 제품에 대한 발주 정지가 이뤄질 예정이다.

GS25는 당장 발주 제한을 걸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아직 하이트진로 제품 재고 물량 등이 있어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1주일 이상 하이트진로 공장에서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직·간접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유통업계 전체적으로는 물류센터와 대형마트 지점 등을 연결하는 차량의 화물차주들이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주 대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연장과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2018년 4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이 개정되면서 2020년 1월 도입됐다.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방지하기 위해 화물노동자에게 적정한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운임제는 화물자동차법상 일몰조항으로 인해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월 일몰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화물자동차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안전운임제 전 차종·전 품목 확대를 위한 법 개정도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특수자동차로 운송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만 적용된다. 전체 영업용 화물차 42만대 중 2만6천대가량만 안전운임제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화물연대본부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화물자동차법 개정안 처리와 안전운임제 적용대상 확대를 위한 법안 발의를 촉구할 방침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월 화물연대본부 간담회에서 “유가 변동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운임제를 안착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화물연대본부는 운송료 인상과 생존권 보장, 지입제 폐지와 화물운송산업 구조 개혁, 노동기본권 확대와 화물노동자 권리 보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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