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그룹 사장단회의 개최…2주간 글로벌 전략회의 열어
SK "파이낸셜 스토리로 경영시스템 재구축"
현대차,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LG, 전략보고회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국내 5대그룹이 잇달아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그룹 주요 현안과 국내외 경영 환경 점검에 나서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공급망 불안 심화,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몰고 올 수요 둔화 등 영향으로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받는 타격이 예상보다 크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은 주요 현안과 국내외 경영환경에 점검해 발 빠른 대처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다.

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은 전날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반도체(DS) 부문 사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 점검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급변하고 있는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진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회의에서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게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주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21~23일 IT·모바일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에서, 27~29일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상반기 전략회의를 열린다. 특히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 관련 일정으로 소화한 터라 DS 부문에서 반도체 시장 점검 및 전망 등의 대응책 마련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지난 17일 최태원 회장 주재로 '2022년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엄중한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SK 경영시스템 2.0’ 구축을 새로운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최 회장은 “현재 사업에 국한해서 기업 가치를 분석하면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면서 필요하면 현재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과감한 경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단계적으로 달성해 신뢰도를 높이면 기업 가치도 극대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음달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8년 말까지 회의를 직접 주재했으나 2019년부터는 권역별 현안 보고를 받고 당부 사항만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주재로 지난달 30일부터 주요 계열사별 전략보고회를 열고 있다. LG그룹도 지난달 30일부터 구광모 회장이 참석하는 전략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를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의 계열사들이 세계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찾는다.

롯데그룹은 다음 달에 신동빈 회장이 주재하고 주요 사장단이 참석하는 하반기 가치창조회의(VCM)를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동빈 회장이 지난 1월 열린 상반기 VCM에서 “새로운 시장과 고객 창출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뉴 롯데’를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한 만큼, 이번 하반기 VCM은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 역시 극에 달한 분위기”라며 “위기에 맞서 어떤 경영 전략을 펼쳐나갈지가 생존의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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