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는 물론 연간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
경기 침체 우려·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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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쇼크로 경제 전반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자업계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장기화로 인한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온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기업 실적 전망치가 조정되며 올해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다소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증권가에서 비우호적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올해 2분기 실적 둔화를 이유로 목표 주가를 잇따라 하향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크로 불안에 따른 세트(스마트폰과 TV) 출하량 둔화로 MX(모바일경험) 및 CE(소비자가전) 부문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라며 “세트 사업부는 반도체가 포함된 부품 사업부와 달리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영향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14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5조1710억원이다. 한달 전과 비교해 0.8% 후퇴했다.

BNK투자증권 역시 2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 추정치를 16조 2000억 원에서 15조 3000억 원으로 낮췄다. 올해 매출은 324조 3594억 원에서 318조 5059억 원으로, 영업이익도 62조 844억 원에서 60조 1329억 원으로 내려 잡았다.

유진투자증권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6조 3000억 원에서 15조 원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60조 7000억 원에서 58조 3000억 원으로 내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6조3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하향한다”면서 “MX사업부(과거 무선사업부)는 출하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과 부품 가격 및 달러 강세 영향으로 실적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TV와 가전 등 소비자가전(CE) 사업부 실적도 수요 약화와 비용 부담 증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60조 클럽'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연간 영업이익을 60조7천억원에서 58조3천억원으로 조정했다. 현대차증권도 최근 전망치를 기존 대비 7.3% 하향한 58조7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를 향한 눈높이를 낮춘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또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소비경기 둔화,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기)으로 TV와 가전 실적 부진 등에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연간 실적 전망치가 조정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애초 전망치인 18조1541억원에서 14.5% 낮춘 15조5182억원으로 예상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을 밑돌며 반도체 주문 둔화가 일부 확인되고 있다"며 전망치 수정 배경을 밝혔다. 그는 특히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현재 견조한 서버 주문마저 오는 3분기에는 둔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LG전자도 하반기 원가상승을 반영한 가격인상으로 실적을 만회해보고자 하고 있지만 영업이익 감소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 감소한 8670억원으로 추정했고 BNK투자증권은 전년대비 11% 줄어든 784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 둔화와 팬데믹 특수 소멸로 가전 수요가 둔화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팬데믹 이전 보다는 좀 더 높은 성장률로 안정화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금융긴축 강화, 주택경기 및 가전수요 둔화 등 불리한 영업환경이 지속되며, 주가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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