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급격한 수요 부진 속 시장 전망치 하회 전망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올해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공급망 붕괴로 인한 원자재 값 상승, 금리 상승·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239곳의 올해 연결기준 순이익 전망치는 182조1428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컨센서스 추정기관 3곳 이상이 추정치를 제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분기 실적 추정치가 제공된 기업은 177곳이었고 합산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0.4% 줄어든 35조9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8조8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지만, 지난해 대비 영업익이 감소한 기업이 59개사로 전체의 33.3%에 달했다. 상장사 10곳 중 3곳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기업은 △LG전자 △현대모비스 △포스코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 △NHN △더블유게임즈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한화 △이마트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롯데케미칼 등이다.

국내 증시는 오는 7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한다. 하지만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 기대치는 낮아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영업이익, 매출 추정치도 낮춰잡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고 스마트폰, TV 등의 수요도 늘지 못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주가와 이익·매출 전망을 낮추는 것은 스마트폰, 메모리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수요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진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안 좋고 앞으로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PC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고 스마트폰의 수요도 감소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3억3400만대로 잡았지만, 최근 이를 3억대 이하로 조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출하량을 6100만대 전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2분기 실적과 관련해 “반도체 부문에서 비메모리는 양호하나 메모리 출하량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MX(Mobile eXperience‧옛 무선사업부)와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부문에서도 스마트폰과 TV 출하량이 기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LG전자도 이번 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에프앤가이드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630억원이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1조1188억원이던 전망치는 4월 9480억원, 5월 9210억원, 지난달 8664억원, 현재 8630억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LG전자는 원자재, 물류비 등 비용 증가에도 세트 사업 출하량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복 소비 수요 둔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 지역 가전 수요 급감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을 제외한 2분기 LG전자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8.5% 늘어난 16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21.8% 감소한 5790억원으로 애초 추정치 대비 하향 조정했다"며 "이는 TV 수요 부진과 재고 소진을 위한 프로모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TV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소비심리가 나빠졌고 가전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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