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속 반도체·고환율로 실적 방어
전반적 소비 부진에 4분기만에 매출 꺾여…하반기 실적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러 악재에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77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소비 감소로 주요 사업인 스마트폰·가전 매출이 꺾였고 반도체도 영향을 받으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기록 행진을 하던 매출이 4분기만에 꺾였다.

7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이 7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38% 늘어난 14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증권업계 전망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로 매출 77조2218억원, 영업이익 14조6954억원을 추정했다.

잠정 매출은 역대 2분기 실적 중 최대 기록이며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1분기 77조78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영업이익은 역대 2분기 실적 중 2018년 2분기 14조8700억원와 2017년 2분기 14조700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원자재·물류비 부담, 소비 둔화에 따른 판매 부진 등이 성장세를 둔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 신기록 행진도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달성한 이래 4분기 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 77조7800억원 순으로 3분기 연속으로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부문이 선방하고 환율 효과에 따른 영향을 받은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은 수요 감소를 피하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달러 강세가 전체 실적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달러로, 세트(가전·모바일) 부문은 현지화 결제 비중이 높은데 전체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 환율 영향으로 8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는 여러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경제성장 둔화 등 글로벌 악재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하반기에는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 단어를 여러번 언급했을 만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드러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MX와 VD·가전 부문에서 원달러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이익률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세트 부문의 출하량 감소,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