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전국 주택 시장에 극심한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공인중개사는 물론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업체, 가구업체 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 일자 기준)는 15만5987건으로 지난해 31만5153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06년 한국부동산원이 거래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1~5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서울 거래량은 올해 1~5월 7917건으로 전년 동기 2만5159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큰 폭의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매수세가 급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자 수요자들 사이에서 ‘집값 고점 인식’이 퍼진 것도 매수세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거래절벽에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개업 중개인들은 11만명 정도인데 매매 거래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탓에 수입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 기자가 만난 서울 중랑구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거래가 없다보니 수입이 많이 줄었다”며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있지만 많이 힘이 든다”고 밝혔다.

손님이 끊기면서 중개사무소 신규 개업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국 공인중개사 신규개업은 △1월 1993건 △2월 1480건 △3월 1499건 △4월 1415건 △5월 1253건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5개월간 누적으로 따지면 총 7640곳으로, 지난해 동기 7922곳보다 282곳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삿짐센터도 울상이다. 고가사다리차와 같은 장비 할부금 이자 등을 지급해야 되는 이삿짐센터의 경우 매출 부진으로 인한 고정 지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건수가 줄어들다 보니 업체들의 할인 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5톤 화물 차량 하나를 사용하는 이사 한 건당 받는 금액이 기존 120만원 수준에서 70만~80만원까지 뚝 떨어졌다.

인테리어 업체 역시 일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인테리어 공사는 이사를 할 때 가장 많이 이뤄지는데 이사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인테리어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인테리업체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견적 비용을 낮추는 등 출혈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주택거래량 감소로 가구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샘은 올해 1분기 매출액 5259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60.2%씩 감소했다.

현대 리바트는 올해 영업이익 29억16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수치다.

최악의 거래절벽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거래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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