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5G 중간요금제가 본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일제히 다음달 중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예고했다. 현행 이원화 돼 있는 구간을 중간 요금제로 채워 선택권을 확대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 민생 안정 정책에도 부응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들이 출시하겠다는 5G 중간요금제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결국 '생색내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G 이용자들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미치지 못해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들에겐 여전히 '무용지물'이라는 이유에서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다음달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약속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다음달 초 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간요금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5G 요금제를 구성해 고객 선택권을 강화겠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사장과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또한 다음달 중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통 3사들이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새 정부의 물가 안정을 위한 민생 안정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5G 중간요금제 출시 유도를 새 정부 통신정책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달 중간요금제 출시를 기다려온 소비자들은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SK텔레콤이 과기정통부에 신고한 5G 중간요금제의 경우 월 5만9000원에 기본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형태로 전해졌다. SKT가 먼저 칼을 뽑은 만큼 나머지 경쟁사들 역시 비슷한 요금대로 출시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중간요금제에서 제공되는 기본 데이터량(24GB)이다. 이 기준으로 따지면 중간 요금제 기본 데이터량은 5G 이용자들의 5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27GB를 소폭 하회한다. 이 때문에 월 평균 27GB 이상 데이터를 사용하는 가입자는 그대로 고가요금제를 쓸 수 밖에 없다.

이통사들 입장에선 정부 정책을 반영해 '생색'을 내면서도 매출 하향화를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황금비율인 셈이다. 

시민단체도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두고 달가워 하지 않는 입장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실제 사용량에 맞는 수준의 요금제가 필요한 만큼 2가지 구간 정도는 나와야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며 “24GB 데이터 제공은 생색내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제 ‘데이터’는 일상생활에 필수재가 됐다. 통신 3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를 돌파하는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수익 증가뒤에는 3G나 LTE보다 고가요금인 5G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사족을 달자면 역대급 실적은 이용자들이 일궈낸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5G 이용자들의 니즈에 부응하는 상품이 출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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