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 발표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 몰려드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만든다
국토교통부와 협의 거쳐 6000여 가구 공급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서울지역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구 용산정비창 일대가 초고층 건물, 넓은 공원 등이 혼합된 국제업무지구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서울시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도 허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용산정비창’ 일대 약 50만㎡ 부지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은 향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용산정비창 일대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제시한 것이다. 

서울시는 "토지소유자인 코레일과 36차례 실무협의와 도시계획, 교통, 경제‧산업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의 비전과 개발방향을 설정했다"며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용산정비창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서울 여의도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서울에 남아있는 마지막 대규모 가용지로 평가되지만 지난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뒤 10년째 방치됐다.

오 시장은 "지난 임기 때 추진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2013년 최종 무산된 이후 추진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며 “용산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미래 환경에 부합할 수 있도록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용산정비창 개발구상안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일대를 초고층 마천루 사이에 드넓은 공원과 녹지가 펼쳐지고,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를 원하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일자리와 R&D, MICE부터 주거, 여가‧문화생활까지 도시의 모든 기능이 이 안에서 이뤄지는 ‘직주혼합’ 도시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처음으로 '입지규제최소구역'을 도입해 용산정비창을 해당 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후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전체 부지의 70% 이상을 업무‧상업 등 비주거 용도로 채울 예정이고 고밀개발에 따른 부영향을 해소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 부지 대비 기반시설율(도로‧공원‧학교 등)은 40% 수준으로 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대규모 중앙공원과 철도부지 선형공원 등 녹지생태공간을 곳곳에 조성해 지상부의 50% 이상을 녹지로 확보하고, 차량은 지하로 달릴 수 있도록 지하교통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녹지와 보행공간은 용산역과 용산공원, 한강까지 이어지도록 만들 예정이다.

교통부터 방재‧안전, 환경‧에너지까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도시인프라를 갖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하도로는 물론 미래교통수단인 미래항공교통(UAM) 등과 GTX, 지하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념의 1호 '모빌리티 허브'가 들어선다. 이를 통해 용산은 서울도심과 강남으로, 인천공항과 수도권 전역으로 연결되는 신(新) 교통거점이 된다.

과거 민간 PFV(프로젝트금융회사) 주도의 통개발이 과거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무산된 원인 중 하나였던만큼 공공이 먼저 나서 사업을 진행한다.

공공이 약 5조원의 재원을 투자해 부지 조성과 인프라 구축을 선(先) 시행하고, 민간에서 개별 부지별로 하나씩 완성해가는 방식이다. 공공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코레일이 '공동사업시행자'(지분율 코레일 70%, SH공사 30%)로서 사업을 추진하는 '단계적‧순차적' 개발로 진행한다.

서울시는 주택공급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6000여 가구 정도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24년 하반기 기반시설을 착공한후 2025년 앵커부지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용산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변화된 여건과 미래 환경에 부합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질 없이 실행해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견인하겠다"며 "첨단 미래산업을 육성해서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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