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9800억원 돌파
수주 경쟁력 ‘강화’ 위해 새로운 주택 브랜드 출시 예정
친환경 사업 강화 위한 ‘캐시카우’ 역할 기대

SK에코플랜트 CI(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CI(사진-SK에코플랜트)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SK에코플랜트가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나서 관심이 쏠린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들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9800억원이 넘는 수주고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누적 수주액 4363억원의 2배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아울러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주택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561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40층, 2개 동, 총 225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1017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한강 변에 조성하는 첫 단지인만큼, 한강 프리미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설계로 서울 관문의 최고의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로 SK에코플랜트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9800억원을 돌파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실적 4363억원의 2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1월 인천 효성뉴서울아파트 재건축사업(1202억원) △1월 인천 숭의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921억원) △5월 인천 부개주공3단지아파트 리모델링사업(2306억원) △6월 포항 용흥4구역 재개발사업(2368억원) △대전 법동2구역 재건축사업(2006억원) 등을 수주한 바 있다.

특히 지난 5월 시공권을 따낸 인천 부개주공3단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은 SK에코플랜트의 첫 리모델링 수주 실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사업을 수주했다. 지분율은 쌍용건설 51%, SK에코플랜트 49%다. 

올 하반기에는 첫 리모델링 단독수주도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경기 용인 죽전 도담마을7단지 뜨리에체 리모델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뜨리에체아파트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푸른솔로 49번지 일대에 위치한 430가구 규모의 단지다. 조합은 수평·별동 증축방식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0층, 494가구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합이 이달 입찰을 진행하고 8월쯤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기존 주택 브랜드 'SK VIEW'와 차별화된 신규 브랜드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드파인(deFINE)’, ‘라테오(Lateo)’, ‘에피토(Epito)’, ‘아펠루나(Apelluna)’, ‘제뉴(Genue) 등 5개 브랜드를 새로 출원했다. SK에코플랜트의 상표등록출원서를 보면 아파트·주상복합·오피스텔·상업용 건축 상품에 이들 브랜드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현재 하이엔드(high-end‧최고급)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신규 주택 브랜드를 하이엔드급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를 요구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늘면서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를 출시하지 않으면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쟁사인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디에이치), 대우건설(푸르지오 써밋), 롯데건설(르엘), DL이앤씨(아크로), 포스코건설(오티에르) 등이 하이엔드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정확히 하이엔드 브랜드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하반기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려고 지금 사업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을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정비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와 관련해 캐시카우 확보를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친환경 사업 특성상 당장 큰 수익이 나오기 힘든 반면 초기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선 친환경 사업 확장과 재무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다.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정비사업이 중간에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SK에코플랜트가 리모델링 사업에도 진출하며 도시정비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하반기에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당장 현금을 확보, IPO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원 아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고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이 기업은 내년까지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국내 환경플랫폼 기업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했고, 볼트온 전략(유사업종 기업 추가 인수)에 따라 지난해 6곳을 추가 인수했다.

올해 2월 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E-waste) 전문기업 테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정보기술(IT)기기·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5월에는 폐기물처리업체 제이에이그린의 지분 70%를 사들였다. 같은달 말레이시아 국영 종합환경기업인 센바이로 지분 30%도 인수하며 동남아시장 진출을 알렸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국내 1위 환경사업자로서 환경산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과 기술 등을 축적해, 환경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솔루션 기술들을 전 세계에 수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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