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3분기 이후 불확실성 고조
핵심 사업 업황 부진 예상…수익성 개선 초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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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2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 침체, 불확실한 대외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역시 호실적을 기록할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거시경제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사는 하반기 위기 극복을 위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2분기 가전 부진, 반도체로 상쇄…하반기 불확실성↑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77조2036억원, 영업이익 14조97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25%, 영업이익은 12.18% 오른 수치다. 2분기 기준 최대 및 역대 두번째 분기 매출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으로 갈아치우던 매출 신기록 행진은 일단 멈췄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모바일과 가전 사업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네트워크 부문은 2분기에 매출 29조 3400억 원, 영업이익 2조 62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9.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1% 줄었다.

TV와 가전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6% 감소한 3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모바일과 가전 사업 부진을 만회한 것은 반도체 사업이다. 삼성전자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한 반도체 부문 영업익은 9조 98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반도체 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우호적인 환율 속 메모리 사업부가 견인한 실적"이라며 "3분기에는 메모리 판매 가격 하락 폭이 커 반도체 부문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방 수요 부진으로 관찰되고 있는 메모리 재고 부담이 연내 소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판매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분기 감익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거시경제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수요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시장은 국제정세 불안정과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3분기 MX 부문은 전년 대비 동등 수준, 혹은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고, TV 수요 또한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유통과의 전략적 협업과 네오 QLED, 라이프스타일 TV, 신제품 폴더블폰 등 판매 확대를 통해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TV사업 부진 타격…하반기 수익성 강화 추진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9조4640억원, 영업이익 79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다. 특히 TV 사업 부문에서 매출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겹쳐 적자 폭이 커졌다.

LG전자는 가전부문의 경우 "원재료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지만 당사는 전략 거래선과의 파트너십 강화, 선물 거래 등 다양한 방안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며 "원가 절감용 소재로 재질 변경 등을 통해서도 근본적 원가 개선 노력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2분기 TV사업에서 1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가 TV 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28분기 만이다.

글로벌 TV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주요 시장 판매 부진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패널가 하락 등 재료비 개선 요인이 있었지만, 매출 감소와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자원 투입 증가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했다.

LG전자는 장기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및 소비심리 둔화 등의 영향으로 3분기에도 사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프리미엄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보급형 제품 확대를 통해 생활가전, TV 등 주력사업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에서는 매출 확대 및 콘텐츠·광고 매출 활성화를 통해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전 사업부문인 H&A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지속한다. 이와 함께 대량판매 모델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원가 경쟁력 강화 활동을 지속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글로벌 TV 시장은 전체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하반기 월드컵, 블랙 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앞두고 적극 대응해 매출을 확대한다. 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수익성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3분기에도 장기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및 소비심리 둔화 등의 영향으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통 재고 정상화하면 TV의 경우 OLED 프리미엄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고 수익성도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 이슈가 완화하면 추가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사 차원의 매출 성장과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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