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호실적 기록…넷마블 적자지속
컴투스, 미디어 비용에 발목…“크로니클 매출 5위 목표”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사진-각 사)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상반기 신작 유무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집콕’ 특수가 끝나고 인건비가 증가하는 등 여러 부정적인 여건 속에서 신작 흥행에 성공한 게임사들은 웃었고, 신작 출시가 지연된 게임사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상반기 주춤한 모습을 보인 게임사들은 하반기에 신작을 통해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넥슨, ‘던파 모바일’ 날개 달고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8175억원, 영업이익 2204억원, 당기순이익 240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성장하며 2분기 기준 신기록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 176% 상승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기존 게임의 꾸준히 매출을 유지한 가운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 신작이 흥행 궤도에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피파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등 십수년 이상 서비스해온 라이브 타이틀이 여름 성수기를 등에 업고 큰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이들 PC 게임 매출이 46% 가량 성장했다.

지난 3월 말 출시한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초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며 화제에 올랐다. 이 게임의 성과가 온전히 반영된 이번 2분기 모바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8% 껑충 뛰었다.

한편 하반기에 넥슨은 대표 지식재산권(IP) '히트(HIT)'를 기반으로 한 '히트2'를 비롯해 다양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대표이사는 “기록적인 올 상반기 실적은 이용자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적극적인 소통과 콘텐츠 업데이트를 이어간 결과"라며 "곧 출시 예정인 ‘히트2’를 비롯해 출시 예정 신작들 역시 이용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넷마블, 마케팅비에 2분기 적자…"세븐나이츠 레볼루션으로 반등"

넷마블은 올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606억원, 영업손실 347억원, 당기순손실 1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4% 증가했지만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출시한 신작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영업비용은 6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8.1% 늘었다.

넷마블은 3분기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제2의 나라:크로스 월드’ 글로벌과 ‘머지 쿵야 아일랜드’ 등의 신작이 2분기 말 출시돼 매출 기여가 적었지만, 3분기에는 신작 출시와 기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출시 효과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넷마블은 연내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몬스터 아레나 얼티밋 배틀’,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등 블록체인 기반의 신작 3종을 비롯해 ‘오버프라임(얼리억세스)’,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 ‘샬롯의 테이블’ 등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기대 신작들의 출시가 늦어졌고 상반기 출시한 신작들의 성과가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두 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지난 7월말에 선보인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고 다양한 자체 IP 기반 게임들의 개발 공정도 순조로운 상황이라 향후 점진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신작 ‘TL’ 출시 일정 연기…하반기도 ‘리니지’로 돌파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 효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감소했다. 리니지W, 리니지2M 등 주요 모바일 게임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엔씨소프트는 12일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 6293억원, 영업이익 12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9%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26% 늘어난 1187억원이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 매출이 더해지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리니지W와 리니지2M 매출이 전분기 대비로는 40%, 24%씩 감소하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은 26% 감소했다.

이날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W는 전작의 모바일 게임들과 유사한 하향 안정화 과정을 거치고 있고 주요 트래픽 지표 모두 매우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8월 10일 세 번째 업데이트가 성공적으로 적용되면서 하반기에도 성과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을 비롯해 배틀로얄 게임 ‘프로젝트 R’,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프로젝트M’, 수집형 역할 수행 게임(RPG) ‘BSS’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TL의 경우 이번 주 직원 3000여명이 참여해 진행한 대규모 사내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조만간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선보일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내 글로벌 출시 예정이었던 기대작 ‘TL’은 내년 상반기로 출시가 미뤄졌다. 또한 아마존과의 ‘TL’의 글로벌 배급사업 제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외 퍼블리싱 파트너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외 진출의 가장 좋은 타이밍과 파트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TL은 국내 MMORPG 게임의 해외 성공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기존 방식보다는 내외부적으로 가능한 협력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현재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밖에 내년 출시될 모바일 게임 신작 라인업도 공개됐다. 이장욱 실장은 “수집형 RPG 블레이드앤소울S와 액션 배틀로얄 게임 ‘프로젝트R’을 포함해 4종의 모바일 게임을 내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며 “2024년 연이어 출시될 다수의 PC, 콘솔 기반 신규 프로젝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포트폴리오가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펄어비스, 인건비 부담↑…하반기 반등 총력

중견게임사인 컴투스·펄어비스는 인건비를 비롯한 영업비용 부담이 불어난 탓에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컴투스는 2분기 매출 193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3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65.5% 급감했다. 위지윅스튜디오 등 미디어 자회사의 외주제작이 늘며 외주용역비가 28배 이상 증가한 영향이다. 인건비는 50.5% 증가한 385억원이다.

펄어비스는 매출 940억원, 영업손실 4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에 진출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기대 이하로 성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자사주 상여 등 인건비가 1년 전보다 10% 늘었다.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중견게임사 역시 하반기 신작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컴투스는 오는 13일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주환 컴투스 대표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 매출 순위 5위권 진입 목표”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내년 중 콘솔·PC 대작 ‘붉은사막’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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