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조1000억원·SK 6495억원·현대차 1조8524억원·LG 9500억원
전경련 허창수 회장, 대금조기 지급 등 상생협력 요청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협력업체 현금유동성 지원을 위해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나섰다. 명절을 맞아 원자재 대금 결제,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중소 협력기업을 지원해 상생경영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을 앞두고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에서 5조5519억원 규모 대금이 조기 지급된다.

삼성은 2조1000억원 규모 물품 대금을 최대 열흘 앞당겨 지급한다. 삼성전자가 1조4000억원을 조기 지급하고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등 11개 관계사도 동참한다. 삼성은 조기 지급에 따른 이자까지 모두 부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물품 대금 조기 지급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생 비전에 따른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들과 상생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4500억원), SK텔레콤(1320억원), SK실트론(377억원), SK E&S(105억원), SK C&C(80억원), SK스페셜티(77억원) 등 10개 관계사가 6495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중소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과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활동들을 계속해서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총 1조8524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추석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위아 등은 자사에 부품·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3000여 개 협력사에 최대 13일 일찍 대금을 지급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납품대금 조기 지급이 명절을 앞두고 각종 임금과 협력사들의 자금 소요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LG 역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주요 계열사가 총 95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이에 따라 LG그룹 협력사는 예정일보다 최대 12일 빨리 대금을 받을 수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상생결제시스템 확대 등 협력사에 도움이 되는 상생 활동을 지속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납품 대금 조기 지급은 명절마다 이뤄지는 사회적 책임의 일환이다. 자금 유동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 대금을 먼저 지급해 협력사의 자금난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회원사에 상생협력 활동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전경련은 지난달 31일 허 회장 명의로 보낸 서한문을 통해 "우리 사회가 엄중한 시기를 보내는 때일수록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상생의 생태계’ 조성에 동참하자“고 당부했다.

허 회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다"며 “납품 대금 조기 지급 등 협력사와의 상생에 각별히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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