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 사업 추진
탄소중립 실현 위한 재생에너지로 해상풍력 주목...신성장 동력 육성

완도장보고해상풍력 계측기 전경.(사진-코오롱글로벌)
완도장보고해상풍력 계측기 전경.(사진-코오롱글로벌)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해상풍력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로 해상풍력이 주목 받으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탄소중립 정책 강화 기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요구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의 해상풍력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의 인수를 완료하며 해상풍력 사업을 본격화 했다.

삼강엠앤티는 지난 2008년 코스닥에 상장한 후육강관, 조선, 플랜트 구조물 제작기업이다. 경남 고성에 93만㎡ 규모의 야드 및 접안부두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의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 개발회사인 코리오 제너레이션(Corio Generation),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와 함께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 공동개발 협약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두 회사가 추진 중이던 해상풍력 사업 '바다에너지'(BadaEnergy) 포트폴리오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바다에너지는 울산과 전남 등 5개 권역에서 2.6GW(기가와트) 규모의 부유식·고정식 해상풍력 사업으로 구성돼있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1.5GW 규모의 '귀신고래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SK에코플랜트는 이들 두 기업과 함께 바다에너지의 초기 사업개발 단계부터 인허가·건설·운영까지 공동 참여한다. 이 사업은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단계적 착공에 돌입해 2027년 상업운전(COD) 개시를 목표로 추진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부유식·고정식 해상풍력 분야의 디벨로퍼로서 확고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며 "특히 국내 기업 최초로 사업개발, 인허가, 구조물 제조, 설계·조달·시공(EPC), 발전사업 운영 등 해상풍력 분야의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톱티어(Top-tier) 에너지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업 관계 구축을 통해 해외 해상풍력 시장 본격 공략을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코오롱글로벌도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400MW(메가와트) 규모의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했다.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약 2조원 규모, 발전용량 400MW 이상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으로 지난 2012년부터 코오롱글로벌이 추진해온 해상풍력 발전사업 진출의 교두보다.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향후 상업운전 시 연평균 120만MW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8만 가구(4인 가족 기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발전량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해상풍력과 유사 공종인 해상교량에서도 두터운 실적을 쌓아왔다. 특히 사업지구인 완도지역에 장보고 대교를 성공적으로 준공하였으며 현재 여수지역에 화태-백야 2공구 해상교량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본격적인 설계 및 인허가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은 “차별화된 육상풍력 경험을 통해사업기획, 입지분석, 풍황분석(Micrositing), 사업성분석,재원조달, 건설공사, 발전소 운영까지 발전사업 전과정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첫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사업은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인근 해상에 240MW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1조3000여 억원 규모다. 오는 2025년 착공해 2028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1년부터 국책과제를 통해 수심 40미터 이내의 해상에서 3MW 이상급 풍력발전터빈과 타워를 지지할 수 있는 고정식 하부구조 시스템을 개발해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적용한 바 있다.

부식에 대한 저항이 강하고 설치가 빠른 신형 해상풍력 콘크리트 석션식 지지구조물을 개발하는 등 해상풍력 부문 설계·시공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우건설은 올해 1조7000억 원 규모의 전남 ‘영광 낙월 해상풍력발전 사업’ 수주를 앞두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20년 대표이사 직속으로 풍력사업실을 신설하고, 사업비 2조원 이상이 투입 예정인 400MW급 신안우이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이처럼 해상풍력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로 해상풍력이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해상풍력은 △대규모 단지 개발 가능 △높은 잠재량 △낮은 환경영향 등의 장점이 있다. 이용률은 약 40%로 태양광 및 육상풍력 20% 보다 두배 가량 높다. 또 제조업(조선, 기계, 철강)·건설업(전기, 토목)과 연계해 상생발전이 가능하고, 고용 유발효과가 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이다.

세계 풍력에너지협의회(GWEC)가 발간한 '2021 글로벌 풍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말 기준 세계 해상풍력 설치규모는 35.3GW에 이른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육상풍력 13.7%, 해상풍력은 22.7%다.

한국도 오는 2030년 해상풍력 설비 12GW 준공을 토대로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은 “해상풍력사업은 사업자들의 의지가 강한 편”이라며 “현재 17GW 정도의 전기 사업 허가가 나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 사업은 탄소 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세에 부합하는 사업이면서 향후 성장 잠재력도 아주 큰 시장”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시장 진출까지 가능하도록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상풍력 시장과 관련해 부정적인 전망도 공존한다. 

최 팀장은 “인허가 사항이나 착공 및 완공사례가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다”며 “해상풍력 시장은 긍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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