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가입 선언·탄소 감축 구체적 대안 포함 가능성
SK·현대차·LG 이어 삼성까지...4대 그룹 친환경사업 '속도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경영전략'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전자만 미가입 상태인 RE100(기업 소비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가입과 더불어 탄소중립 달성 시기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번주 중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하고 RE100 가입을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제품 생산 등 기업의 직접적인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스코프 1)과 전기·냉방 등 에너지를 통해 발생하는 간접 탄소배출량(스코프 2)을 모두 합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제조·금융 계열사별로 탄소중립 계획에 대한 로드맵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RE100 가입은 선언하지 않았다. 국내의 경우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해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시설이 집중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조사업장과 소유 건물, 임차 건물 등에서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탄소 환산총량(tCO2-eq) 기준 1926만7835톤으로 집계됐다. 전년(1723만톤) 대비 약 12% 상승한 수치다. 평택 등에서 반도체 신규 라인 건설과 본격 가동 등 생산활동이 늘면서 전체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바꾸자는 국제 캠페인으로, 기업들은 가입 후 1년 안에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받는다. 현재 SK그룹과 LG그룹, 현대차그룹 등은 삼성보다 먼저 RE100에 동참해 재생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2020년 최태원 회장의 주문에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SK㈜,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C 등 SK그룹 6개사가 동참하고 있다.

SK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247조원 투자를 발표하며 이중 약 30%에 달하는 67조4000억원을 전기차 배터리 설비와 수소·풍력·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그린 비즈니스'에 투입하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에 해당하는 2억 톤의 탄소 배출량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 아래 사업 모델 혁신과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SK그룹 내 에너지, 반도체, 첨단 소재 및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4개 계열사가 RE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승인 받았다. 4개사는 공동 진출한 글로벌 사업장에서 RE100 대응 협업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특히 △주요 사업장에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함으로써 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직접 재생에너지 생산’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거래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한국전력을 통한 ‘녹색 프리미엄’ 전력 구매 등을 추진, 2050년 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LG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RE100에 가입하며 친환경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LG는 바이오 플라스틱·탄소 저감 기술 등 친환경 기술 분야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LG는 '클린테크' 분야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클린테크는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오염물질 발생을 낮추는 기술을 일컫는 용어다.

LG이노텍은 지난 7월 RE100에 합류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월 국내 배터리업체 중 처음으로 가입을 결정했다. LG전자도 최근 반기보고서를 통해 지난 6월 'RE100 이니셔티브 가입 신청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삼성전자가 RE100 가입을 선언하는 데에는 최근 탄소중립과 ESG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글로벌 금융사·기관투자자의 RE100 참여와 재생에너지사용 확대 압박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자 전시회인 'IFA 2022'에서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실천할 수 있고 목표가 뚜렷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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