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총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위해 하늘길
개최시 경제적 효과 61조원 전망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재계 총수들이 ‘2030년 세계 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막대한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 진작에 더해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총력 지원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파나마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에서 라우렌티노 코르티소(Laurentino Cortizo)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개최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일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을 찾아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지지를 요청한 데 이어, 파나마에서도 유치 지원 활동을 이어간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복권으로 경영 족쇄가 풀리면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엑스포 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진은 멕시코, 파나마, 스페인, 스웨덴, 헝가리, 베트남, 네팔, 코스타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정부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지지를 요청하는 등 유치 지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SK·LG·현대차 등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이다. 유치 시 경제적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산에서 엑스포가 열리면 생산 유발 43조원, 부가가치유발 18조원 등 총 61조원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최 비용(4조9000억원)의 12배가 넘는다. 부산 엑스포 유치로 인한 고용 창출 효과(50만명)도 기대된다.

‘엑스포’는 올림픽과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대형 글로벌 행사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총력을 다해 기업총수까지 동원해 ‘부산엑스포 민간위원회’에 선정해 유치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부산엑스포’를 위해 기업별로 전담 국가를 지정해 유치 활동을 분담했다. 삼성이 가장 많은 31개국을 맡았다. 이어 SK 24개, 현대차 21개, LG 10개, 포스코 7개, 롯데 3개 등의 순으로 담당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르면 14일 일본으로 출장을 떠난다.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이날 대한상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저녁에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날 부득이하게 출발하지 못할 경우 최 회장은 15일 아침 출장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15∼16일 이틀간 공식 일정이 잡혔기 때문이다. 그간 최 회장 측은 이번 일본 출장 기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면담을 추진해왔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 자격으로 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일본이 2025년 엑스포(오사카)를 개최하는 만큼 일본 정계와 재계 인사들로부터 엑스포 선정 과정 등의 노하우를 전해 듣고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서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SK의 밤' 행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미국 정·재계 고위 인사들을 만나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그룹의 미래 신산업 관련 동향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SK그룹 경영만큼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유튜브 경제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부산엑스포의 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최 회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 후진국에서 중진국이 된 한국을 보여줬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선진국이 됐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는 선진국을 넘어 인류를 위한 아젠다를 이끄는 리딩 국가로 대한민국이 인정받을 기회"라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등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담당한 해외 지역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다음달 중에 폴란드를 방문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구 회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를 방문해 국익을 위한 엑스포 유치 활동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LG는 계열사 전국 18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박람회기구 현지 실사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한 평가요소인 만큼 LG는 계열사들의 역량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 열기 고조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고객들과의 접점인 전국 LG전자 베스트샵 약 400곳과 LG유플러스 대리점 약 200곳에서 지난 달부터 엑스포 유치 응원영상을 송출하는 등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유치 활동을 알리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서울 강남대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 by LG유플러스'에서도 유치 홍보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이곳은 누적 방문객만 79만명에 달하는 명소다.

LG생활건강은 백화점, 면세점, 가맹로드샵 등 총 1250개 매장에서 전시물을 활용해 유치 지원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그룹사 스포츠단과 공식 글로벌 SNS를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국내외 붐조성을 위한 지원 활동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14일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야구단 'KIA 타이거즈'와 축구단 '전북 현대 모터스'와 함께 다양한 유치 활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전담 조직(TF)을 꾸리고,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로부터 유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방위적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6일 중남미 주요 10여개국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을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으로 초청해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로서 부산의 경쟁력을 설명하고 각국의 지지를 당부했다.

이후 전세계 자동차산업 관계자 및 외빈들이 참석하는 부산국제모터쇼 기간 중에는 현대차·기아 부스에서 공식 유치 홍보 영상을 상영하는 등 전세계 고객들에게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비전과 미래 경쟁력을 알린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대표 스포츠를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홍보함으로써 국민들이 부산 유치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 유치를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30년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신청국 대상 3차 경쟁 발표(PT) 뒤 내년 3월 현지 실사, 같은 해 6월 4차 PT 등을 진행해 최종 개최국이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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