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유저간담회 불구 유저들과 대립 격화
이용자들, 조계현 대표 사과에도 “환불해달라” 요구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불거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게임 운영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유저들과 만나 장시간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까지 나서 사과했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집단환불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국내 운영사인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환불 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취합된 결제 내역 영수증은 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재화 지급 등 일본 서버와 한국 서버 간 서비스 차별 △중요 이벤트에 대한 불충분한 공지 △운영진의 소통 부재 등 카카오게임즈의 서비스 운영 미숙을 지적하며 피해 보상 및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들은 한정판 아이템 ‘키타산 블랙 SSR'을 뽑을 수 있는 이벤트 기간에 서버 점검으로 인해 3시간 조기 종료된 문제를 핵심으로 꼽고 있다. 해당 아이템을 뽑기 위해 게임 내 재화인 ‘쥬얼’을 구입해두거나, 교환 포인트를 모아왔는데 해당 이벤트 기간이 예정보다 3시간 조기 종료돼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이다.

우마무스메 이용자 만난 카카오게임즈…"발빠른 대응" 약속

앞서 지난 17일 카카오게임즈는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이용자 대표들과 8시간 가까이 '우마무스메 간담회'를 진행했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 6월 20일 국내 정식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등극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출시 몇 달 후 일본 서버와 다른 게임 재화 지급, 촉박하게 진행된 주요 이벤트 공지 등 게임 운영 문제로 이용자들의 뭇매를 맞았고 결국 간담회까지 열리게 됐다.

이번 간담회에서 사측은 운영 미숙 부분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향후 서비스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초반 대응이 늦었던 것과 관련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은 "일본 사이게임즈와 각종 공지, 운영 스케줄, 재화 지급 계획, 마케팅 등 운영 전반을 협의를 통해 결정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앞으로는 급박한 상황에 직면하면 카카오게임즈에서 먼저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 부분에 대해선 다음달부터 월 1회 로드맵을 공개·안내하고, 대형 콘텐츠 추가 시 공지가 아닌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파카라이브'(라이브 소통 방송) 형식의 채널 도입 등 다른 형태의 공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운영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해 △우마무스메 조직을 대표 이사 직속으로 개편 △기존 가이드라인을 세분화하고 직접적인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업무 평가 프로세스 개선 △건의 및 오류 게시판을 분리하고 정기적인 공지를 안내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간담회에도 갈등이 봉합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날짜나 방법 등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쟁점으로 떠올랐던 '환불 문제' 역시 매듭짓지 못했다. 이용자를 대표해 소송을 준비 중인 '사이먼'이 우마무스메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저들에게 환불이 가능하냐고 물었지만 카카오게임즈 담당자들은 답변을 피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지적받은 늑장 대응과 관련해선 사이게임즈와 협의를 이유로 꼽았다. 게임 운영 전반을 사이게임즈와 협의한 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날 이용자 대표단으로부터 받은 요구안에 대해서도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으나 사이게임즈와 협의가 필요한 일부 사항은 명확한 기한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후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9시경 두 번째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 대표는 "간담회 내용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개선책들을 하나씩 실행해 나가며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서브컬처 게임 이해도 부족 지적도

우마무스메는 서브컬처 게임으로 마니아적 요소가 강하다.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해 지난해 일본에 먼저 출시한 우마무스메는 국내에 출시하기 전부터 국내 마니아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출시 이후 서브컬처 게임이 '리니지'를 제치고 앱 마켓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이 인기의 방증이다.

하지만 마니아적인 요소가 큰 게임인만큼 이용자들이 세세한 곳까지 원작의 감성을 요구하고 나서며 카카오게임즈도 운영이 쉽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국내 출시 직후 일본 캐릭터의 현지 사투리가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후에도 일본 서버의 운영방침과 다른 카카오게임즈의 운영들이 지적사항으로 제기됐고, 이와 관련해 카카오게임즈가 미흡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됐다.

현재 우마무스메 커뮤니티 등에서 나오는 이용자들의 주된 목소리는 "운영사가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이용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다" "일본 서버와 운영 방식에 차이가 난다" 등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마니아층이 즐기는 서브컬처 게임의 경우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애정도가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라며 ”카카오게임즈가 일반적으로 진행해왔던 게임 서비스 운영 방식과는 다른 서브컬처 장르에 맞는 운영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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