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해외 매출 비중 높은 게임사 ‘이득’
외화 대출 규모 큰 넷마블, 외화환산손실 악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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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30원까지 돌파하는 등 최근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는 달러 강세에 힘입어 환차익을 고스란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수합병(M&A) 등으로 외화 대출을 안고 있는 게임사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 차지하는 곳은 크래프톤, 펄어비스, 넷마블 등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9467억원, 영업이익은 4742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중 매출 94%에 해당하는 8932억원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크래프톤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에서 흥행한 덕이다.

펄어비스 또한 흥행작 '검은 사막'을 앞세워 상반기 매출액 1854억원 중 81%가 해외 매출로 나타났다. 특히 펄어비스의 상반기 미주·유럽 매출액은 92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펄어비스는 영업부문에서는 손실이 42억원 나면서 적자 전환했지만 해외사업환산손익이 170억원 발생하면서 300억원 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컴투스, 위메이드도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2분기 컴투스의 해외 매출 규모는 전체 매출 1934억원 가운데 59%인 1149억원을 차지했다. 글로벌 팬덤이 큰 서머너즈워 지식재산권(IP) 매출의 50% 이상이 북미·유럽에서 나왔다.

같은기간 위메이드는 전체 매출 1089억원 가운데 해외매출은 454억원으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모바일 MMORPG '미르4'와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WEMIX) 등으로 해외 매출을 끌어올린 덕이다.

이들 게임사는 해외 매출 중에서도 북미 시장 비중이 높아 달러 강세 효과를 누리고 있다. 달러 기반 매출을 국내 실적에 반영할 때 환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처럼 달러 강세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 영향을 받지 않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반면 외화 대출 규모가 큰 경우 손실이 커지고 있다.

넷마블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606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은 558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중 무려 85%를 차지했다. 이중 북미지역 비중은 49%를 기록했다.

하지만 넷마블의 경우 높은 해외 매출 비중에도 불구하고 고환율로 인한 효과는 미지수다. 넷마블이 지난해 스핀엑스를 인수하기 위해 빌린 외화차입금 때문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8월 세계 3위 소셜카지노 게임사인 '스핀엑스'를 인수했는데 그 과정에서 받은 달러화 대출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수가 2조 5000억원 중 1조 6000억원가량을 국내외 은행에서 대출로 마련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대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북미 매출 비중이 높아 환차익을 봤지만, 대출 부담으로 환율 수혜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분기 영업외 손익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차입금 관련 환산손실 증가 등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860억 감소했다.

도기욱 넷마블 각자대표집행임원은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외화차입금으로 환율 변동이 생길 때마다 재무적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채 비율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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