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존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연 3.00%로 0.50%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사상 초유의 다섯 차례 연속 인상에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연 3% 시대가 열렸다.

기준금리는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한데 이 경우 한국은행도 추가 빅스텝이 불가피하다. 

기준금리 상승이 꾸준하면서도 동시에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를 넘어 빙하기로 접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 마지막 주부터 20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도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떨어져 9년 10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9로 2019년 6월 둘째 주(76)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조사 이래 최저치인 644건을 기록했고 8월에도 675건에 그쳤다. 9월 역시 신고 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537건에 그치고 있어 최저치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침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거래가 끊기면서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집에 입주하지 못하는 일이 늘고 있다. 아울러 깡통전세 사례가 속출하며 전세보증금을 떼이는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 금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3407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집값 급등기 당시 대출을 최대한 끌어 내집을 마련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매수자들의 신음도 깊어가고 있다. 당시 금리가 연 4% 안팎이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금은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내 최대 9%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최대 정책 과제가 됐다. 집값의 단계적 하향 안정화를 유도해 적정 수준으로 내려앉을 수 있도록 과감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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