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코오롱글로벌, 롯데건설 등 기술도입 적극
건산연 “국내 건설업계 디지털 전환 아직은 미미한 수준”
정부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 2030' 발표하는 등 지원 나서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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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건설사들이 미래 성장 동력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국내 건설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 19일 영국왕립표준협회(BSI)로부터 빌딩정보모델링(BIM)분야 ISO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은 3차원 모델링으로 시설물을 가상 공간에 지어봄으로써 공정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 시공상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는 등 건설 전 단계에서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보 모델이다.

BIM ISO 국제인증을 취득하면 ISO를 기준으로 사용하거나 요구하는 해외 시장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사업 참여 시 기술 적용이나 관리가 용이하다. 실제 싱가포르, 홍콩, 사우디 등 BIM ISO 기준으로 국가 지침을 변경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이미 BIM을 적용 중이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프로젝트에 국내최초로 전 노선에 BIM설계를 적용했고,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발전소의 설계부터 시공, 운영관리까지 BIM 기반 스마트 기술을 적용 중이다. 또 인천시 송도 재미동포타운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BIM 기반 메타버스 협업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BIM 전담조직을 신설해 프로젝트 기술지원을 전문화하고 BIM 업무지침 및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으며, 운영관리 분야까지 BIM을 적용해 고객에게 운영관리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BIM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이 중요시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보유한 노하우와 기술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7일 ‘스마트 건설기술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첨단성·생산성·안전성 등을 기준으로 서류·발표심사를 거쳐 최종 3개 기술이 선정됐다.

대상은 다양한 스마트 안전장비의 연동이 가능한 ‘휴랜’의 건설현장 스마트 안전관리 플랫폼이, 금상은 검측·공사일지 등의 수기식 현장관리를 디지털화한 ‘씨엠엑스’의 스마트 건설 공사관리 플랫폼이 각각 선정됐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구조물의 전도위험에 대한 실시간 측정 및 경보가 가능한 ‘케이씨티이엔씨’의 ‘스마트 흙막이 붕괴위험 모니터링 시스템’이 은상을 받았다.

코오롱글로벌은 시상식 이후 공모전 수상 기업을 포함한 총 6개의 기업과 ‘스마트 건설 안전기술 얼라이언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과 MOU 체결을 통해 혁신적이고 우수한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적극 발굴하고 적용해 미래 건설산업을 선도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지오코리아 이엔지, 엠와이씨앤엠과 현장의 안전 강화를 위한 ‘지능형 스마트 계측기술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3사는 △차세대 IoT 통신망을 적용한 스마트 계측기술 개발 △데이터 보정기술 고도화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지능형 위험 예측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향후 롯데건설과 함께 지오코리아 이엔지는 차세대 스마트 계측 장비의 제조 및 개발, 엠와이씨앤엠은 스마트 계측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및 현장 운용·유지관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계측기는 건설 현장에서 흙막이 벽체의 변화나 지하수위 등을 측정하기 위해 활용된다. 스마트 계측기술은 기존 계측기와는 달리 IoT(사물인터넷)로 측정된 계측결과를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 이에 관리자가 별도 PC나 프로그램 없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어 흙막이시설 등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이번에 적용하는 기술은 배터리 방식으로 별도의 전원 케이블 연결이 필요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건설은 스마트 계측기술을 올해 6월부터 현장에서 시범 운영하며 계측 신뢰도를 검증했다. 이에 이 기술을 흙막이 계측을 시작으로 신속히 전 현장에 적용해 지능형 위험 예측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IoT를 활용하는 원천기술을 자재, 인력, 중장비 등 현장 투입 자원에 확대 적용해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설현장의 안전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롯데건설 주영수 전략기획부문장은 “IoT는 스마트 건설에서 데이터 수집의 중요한 요소로써, IoT기술의 안정적 확보와 다양한 분야의 활용을 통해 현장 안전품〮질관리뿐만 아니라 업무 간소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건설업계에 디지털 전환은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이 지난 19일 발간한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동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1위~30위까지의 상위 기업들조차 '정보 디지털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1위∼10위권의 기업들도 일부만 '업무 디지털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에 따르면 디지털화는 △기존 아날로그 자료와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정보 디지털화' △업무 혁신과 최적화를 통해 새로운 업무 범위와 조직, 프로세스, 시스템이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업무 디지털화' △디지털화를 통해서 기존 사업 영역을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는 '디지털 전환' 등의 3단계로 구분된다.

김우영 건산연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초기 단계인 정보 디지털화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는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 시도도 기존 사업 영역의 변동 없이 첨단 상품으로 포장된 기존 상품의 개발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들어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건설산업을 기존의 종이도면·인력 중심에서 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환해 디지털화·자동화하기 위해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 2030'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국토안전관리원과 함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안전 장비 이용 확산 및 촉진을 위해 건설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한 중·소규모 건설현장에 스마트 건설 안전장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7월 발표한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이행해 나감과 동시에 스마트건설 EXPO 등 유관 기관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스마트 건설기술이 국내에 빠르게 정착되어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과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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