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상황서 '책임 경영' 강화 의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승진을 계기로 '뉴삼성' 가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 이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4명의 사외이사와 5명의 사내이사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는 것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된 후 10년 만이다. 이 회장 승진은 ‘뉴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방향 설정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회장 승진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 중 회장 직함을 달고 있지 않은 총수는 이 부회장뿐이었다.

이날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 또는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주기를 맞아 전·현직 삼성 경영진 300여 명 앞에서 밝힌 소회를 사내 인트라넷에 공유하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체한다는 설명이다.

핵심 키워드는 '기술·인재·조직'이다. 이 회장은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이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더니 절박했다”며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가야 한다”며 “더 과감하게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기술 중시’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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