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하락 직격탄…파운드리는 역대 최고
수익성 위주 전략…"내년 일부 수요 회복할 듯"

삼성전자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2심에서도 승소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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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반도체 한파'로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0% 넘게 급감했지만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76조7817억원, 영업이익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4% 감소했다.

3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와 파운드리, 중소형 패널 등 부문에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영향이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해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전체 영업이익 부진으로 이어졌다.

메모리 불황 직격탄…파운드리는 최대 실적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3분기 매출 23조200억원, 영업이익 5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3.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9.2% 급감했다.

DS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2.2%로 지난해 3분기 37.7% 대비 15.5%P 하락했다.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된 셈이다.

메모리는 예상을 상회하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중화권 모바일 등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 둔화세가 지속했다. 시스템LSI도 모바일, TV 등 수요 둔화 여파로 이익이 감소했다. 다만 파운드리는 선단공정 수율 개선과 성숙 공정 진화에 따른 실적 기여 확대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SDC(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9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6.0%, 32.9% 증가했다.

중소형은 폴더블을 포함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기술 차별화를 통해 주요 고객사가 출시한 신제품 내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대폭 성장했다. 대형은 전체 TV·모니터 시장 약세와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DX(Device eXperience) 부문은 3분기 매출 47조2600억원, 영업이익 3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0.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9% 감소했다.

MX는 폴더블 등 플래그십과 웨어러블 신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부정적 환영향 지속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자원 운용 등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다. 네트워크는 해외사업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 사업 확보 등 신규 수주 활동을 지속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중심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했으나 시장 위축과 경쟁 심화로 인한 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중심으로 판매 믹스를 개선했으나 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지속됐다.

하만은 3분기 매출 3조6300억원, 영업이익 3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51.3%, 106.7% 급증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커넥티드카 기술과 솔루션에 대한 견조한 수요 가운데, 고객사 주문 물량이 늘어나고 소비자 오디오 판매도 증가한 영향이 컸다.

메모리 약세 지속…수익성 '초점'

4분기에도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메모리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SDC에 대해서는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는 한편 DX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가격 하락과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메모리 부문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용량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원가경쟁력을 고려한 제품 믹스 운영을 통해 수익성 중심으로 D램 사업 운영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라 SoC(System on Chip) 매출 증가를 기대했다. 2억 화소 이미지센서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견조한 글로벌 고객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율 추가 개선을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SDC는 독보적 강점을 보유한 스마트폰용 프리미엄 OLED 수요 강세로 중소형 패널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패널은 연말 성수기 대응과 고객 확대를 통해 QD-OLED 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MX는 프리미엄 모델의 견조한 판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태블릿과 웨어러블의 판매 확대와 중저가 신모델 출시를 통한 물량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네트워크는 북미, 일본 등 해외사업 기반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 VD는 성수기 프리미엄 수요 선점과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

생활가전은 연말 성수기를 맞아 비스포크(BESPOKE) 중심의 프리미엄과 온라인 채널 판매 증대를 통한 매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일부 수요 회복 '기대'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일부 수요 회복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맞춰 DS 부문에선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과 첨단 공정·신규 응용처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메모리는 지정학적 이슈 등 불확실성에 따른 상반기 수요 영향은 존재하지만 데이터센터 증설 재개 등으로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중기 계획과 연계한 공급 운영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DDR5, LPDDR5X 등 신규 인터페이스 수요와 고용량 제품 수요 증가세에 적극 대응해 시장 리더십을 제고할 계획이다.

시스템LSI 부문에선 SoC 사업 재정비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플래그십 제품의 위상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첨단 공정 기술 리더십 강화와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 HPC)·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신규 수주를 확대해 경쟁사와의 격차 축소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SDC의 경우 중소형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IT·게임 등 신규 응용처 판매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형은 제품 라인업 확대를 비롯해 성능 개선을 통해 QD-OLED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DX 부문에선 프리미엄 리더십과 라인업을 지속 강화하면서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반 모바일·TV·가전 등 멀티 디바이스 연결 경험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고객 경험 극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MX의 경우 폴더블의 지속적인 성장과 갤럭시 S 시리즈 판매 확대 등 플래그십 고객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매출 성장을 추진한다. 또 △대화면 프리미엄 태블릿 강화 △웨어러블 고성장 지속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더욱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네트워크는 주요 해외사업 확대에 적기 대응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는 한편 5G 핵심칩과 vRAN(가상화 기지국) 기술 리더십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VD는 초대형·프리미엄 시장을 지속 선도하고 스크린과 다양한 제품들을 연계한 고객 경험을 강화해 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생활가전은 고효율·친환경 제품 혁신을 지속하고 비스포크 라인업의 글로벌 확산을 통한 프리미엄 중심의 매출 증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3Q 시설투자 12.7조…반도체에만 11.5조 부었다

3분기 시설투자는 12조7000억원이며 사업별로는 DS 11조5000억원, SDC 5000억원 수준으로 집행됐다. 3분기 누계로는 33조원이며 DS 29조1000억원, SDC 2조1000억원이 투입됐다. 2022년 연간 시설투자는 약 54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DS 47조7000억원, SDC 3조원 수준이다.

사업별로 보면 메모리의 경우, 평택 3, 4기 인프라와 중장기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등 첨단 기술 중심 투자가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쉘 퍼스트(Shell First)' 전략으로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 하에 EUV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테일러·평택 생산능력 확대를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SDC는 중소형 플렉시블 생산능력 확대와 대형 QD-OLED 생산 효율성 제고에 투자가 집중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한 주당 361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조4522억원이며 배당기준일은 올해 지난달 30일이다. 배당금은 다음달 15일 지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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