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비전 선포 대신 애도 동참…엄숙하고 간소한 창립기념식
최태원 회장·정의선 회장 등 조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재계가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기업별로 행사를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추모 메시지를 내놓는 등의 조치도 취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창립 53주년을 맞이한 삼성전자는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적 애도기간을 고려, 엄숙한 분위기 속 간소하게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창립 53주년 기념식에서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하는 등 국민들과 슬픔을 함께하는데 마음을 모았다. 당초 계획했던 내부 축하공연도 취소하는 등 조용한 분위기에서 기념식을 치른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에 한종희·경계현 대표이사 명의로 추모의 글을 올렸다. 추모의 글에서 삼성전자는  “소중한 가족과 지인을 잃은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고 맞는 첫 창립기념일임에 따라 임직원들에게 ‘뉴삼성’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비전 선포대신 애도 동참에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8시30분경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그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조문하는 등 애도에 동참했다.

정 회장은 이날 “너무 안타깝다. (고인들이) 편안한 곳으로 가시기를 바라며, 부상자들이 빨리 회복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희생자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들과 같이 생각해보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국내 사업장에 조기를 게양하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전날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최 회장은 방명록에 “불의의 사고로 생명을 잃고, 부상을 당한 모든 분을 추모하며 쾌유를 바랍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도록 잊지 않고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도 더 좋은 사회를 만들도록 같이 노력을 하고 이 사건을 잊지 않고 새로운 발판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예정된 이벤트나 행사도 모두 취소했다.

삼성전자는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 예정이던 비스포크 큐커 '할로윈 미식 페스티벌'을 취소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이 행사는 당초 사흘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를 고려해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일상도감'이란 주제로 제작된 광고 중 '고스트'편의 노출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은 에버랜드 할로윈 행사도 취소했다.

LG전자도 '씽큐(ThinQ) 방탈출 카페 시즌2'의 할로윈 이벤트를 중단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4일 예정된 장애인비장애인 예술인의 합동 콘서트 ‘함께’의 오프닝 공연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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