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분양 주택 총 4만1604가구...전월보다 27.1%↑
레고랜드발 부동산PF 부실 우려로 자금조달 어려움 겪어
10월 CBSI 55.4...9년8개월 만에 최저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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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급격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자금시장까지 경색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가구로 전월보다 27.1%(8882가구) 증가했다. 

월별 미분양 증가 폭으로는 2015년 11월(54.3%) 이후 6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특히 지난해 동월 1만3842가구와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어났다.

수도권의 미분양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9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7831가구로 한 달 만에 55.9%(2801가구)나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 미분양 물량은 5553가구로 74.6%(2373가구) 급증했다. 인천(1541가구)과 서울(719가구)도 전월 대비 각각 26.1%, 17.9%씩 늘었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대형 건설사가 분양하는 브랜드 아파트도 무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안양시 호계동 '평촌 두산위브 더프라임'은 전체 178가구 중 미계약분 111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받았으나 27명만 신청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25일 총 508가구 규모로 진행된 경기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 무순위 청약에는 단 6명만 청약해 502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남았다. 

화성시 동화지구 화성봉담자이라젠느 역시 지난달 28일 128가구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신청은 30건에 그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수도권에서 대형 건설사가 분양하는 브랜드 아파트도 고전하고 있다“며 ”분양시장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레고랜드발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로 자금조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롯데건설이 최근 회사채가 아닌 유상증자(2000억원)와 롯데케미칼 차환(5000억원)을 통해 7000억원을 확보한 것만 봐도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9월 말 충남 시공능력평가 6위 업체인 우석건설이 전자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 처리가 되며 지역 건설사들 사이에 '줄도산 위기설'마저 불거지고 있다.

건설업계의 위기감은 건설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CBSI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0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5.7포인트(p) 하락한 55.4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2월 54.3을 기록한 이후 9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통상 10월에는 가을철 발주가 증가하는 계절적 영향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레고랜드발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건설업계의 체감경기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견건설사들의 기업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 지수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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