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구매수요 감소로 3분기 실적 부진
카타르월드컵·블랙프라이데이 겨냥 프로모션 진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카타르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블프)를 맞아 마케팅 총력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TV 수요 급감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연말 특수를 맞아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이날 개막하는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을 겨냥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 제품을 중심으로 대형 할인 등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TV 수요 급감에 따른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돌파구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는 고화질 TV로 경기를 시청하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블랙프라이데이 또한 미국에서 1년 중 가장 큰 폭의 할인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업계 대목으로 여겨진다. 이번엔 개최국인 카타르의 더운 날씨로 인해 이례적으로 월드컵이 예년보다 늦은 11월에 열려 블랙프라이데이 시기와 겹치게 됐다. 두 업체가 이 시기를 주요한 기회로 삼고 TV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부터 '삼성 TV 연말결산 빅 세일'을 실시 중이다. 이달 말까지 퀀텀닷 디스플레이(QLED) TV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을 할인해주고 사은품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TV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스포츠 경기를 중계해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이나 멤버십 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게임 환경에 특화된 TV를 구매하면 엑스박스(Xbox) 컨트롤러를 지급하는 행사도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가 법인에서도 일제히 월드컵·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미국법인에서는 네오 QLED 8K 제품을 최대 2000달러 할인한다.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품목은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도 이달 말까지 ‘빅토리 코리아 대축제’ 행사를 진행 중이다. LG베스트샵과 백화점 등에서 다양한 혜택과 함께 지난달 출시한 97형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에 나섰다. 올레드 TV 구매고객은 모델별 2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 캐시백을 받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최대 400만원의 적립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TV 시장은 올해 들어 급격한 출하량 역성장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 규모는 수량 기준 9260만대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9911만대와 비교하면 6.6% 감소했다. 올해 연간 예상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4.1% 줄어 2억479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전망치보다 400만대가량 하향 조정된 것으로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손실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TV 사업을 영위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부문의 영업이익이 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7600억원보다 67% 줄어든 수치다. LG전자는 3분기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의 실적이 55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양사는 늘어나는 재고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57조3198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상반기 52조922억원과 비교해 10%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LG전자도 재고자산이 11조207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상반기 대비 15.7% 늘어났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자·가전기업의 관건은 재고 줄이기”라며 “연말 성수기를 이용해 재고를 적정수준으로 감소시키지 못하면 실적 반등의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