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00→3.25%로 인상, 0.25%p 올라
자금경색·환율급락 영향에 베이비 스텝 단행
"금리인상 기조 속 불확실성 여전...거래절벽, 가격 하락 이어질 것"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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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한국은행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통화정책이 사실상 속도조절에 들어갔지만, 부동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4일 개최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처음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 단행이다. 다만 지난달에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0.25% 포인트를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선택했다.

경기침체 신호가 본격화하고 자금과 신용 경색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회의록에서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는 점도 고려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예견된 상황에서 한은이 속도 조절에 나선 점은 다행이지만, 부동산 침체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당국이 금리 조절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고금리인 상황이고 매수심리의 영향을 주기 어려워 시장의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했지만 금리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거래 절벽이나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요자들이 속도 조절만으로 안도감을 갖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계절적으로도 겨울철 비수기에 접어들어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겹치면서 주택시장 거래 냉각과 심리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155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거래일과 계약 신고일이 남았지만, 11월 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6월 1071건을 기록하고 7월부터 644건으로 급감한 뒤 줄곧 세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 심리도 28주째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2로 2012년 8월 첫 주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집값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집값은 0.52% 하락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다시 경신했다. 서울 집값은 지난 5월 마지막 주(30일)부터 25주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이달 초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수도권 2.0%, 지방 3.0% 등 평균 2.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의 올해 집값 하락률 추정치인 -1.8%보다 낙폭이 더 커지는 셈이다. 

건산연은 “절대적인 주택 가격 수준이 높은 데다 고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격에 하방압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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