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석유 가격 오름세 둔화…근원물가 4.8%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유지했지만 오름폭은 전월보다 줄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로 지난달보다 0.1% 하락했고 1년 전보다는 5.0%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꺾이며 상승 폭은 지난 4월(4.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졌다가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10월 5.7%로 오름폭을 확대한 바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다.

개인서비스(+6.2%), 공업제품(+5.9%), 전기·가스·수도(+23.1%), 농축수산물(+0.3%) 가격이 모두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수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올랐지만 농산물(-2.0%)이 내려 전체적으로 0.3% 올라 상승 폭은 많이 둔화됐다.

축산물은 돼지고기·닭고기·달걀 등을 중심으로 1.1% 올랐다. 수산물은 고등어·오징어·명태 등을 중심으로 6.8% 상승했다.

석유류는 중국 코로나 방역 강화 등 수요 감소로 국제유가 안정세를 이어가며 오름폭이 5.6%로 둔화됐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 석유류 가격 등이 오르면서 5.9%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는 도시가스, 전기료, 지역 난방비 등이 오르면서 23.1% 상승했다.

서비스는 개인서비스가 국내 여가수요 비수기로 인해 외식제외 서비스가격 상승폭이 둔화돼 6.1%, 집세가 1.6%, 공공서비스가 0.8%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4.1%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지난해보다 4.8% 올랐고,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4.3%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영향으로 식품 물가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둔화해 5.5% 올랐다. 식품이 6.3%, 식품 이외가 5.0% 각각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배추·무 등 김장채소 수급개선에 따른 채소류 가격 하락과 제철과일 출하 증가 등으로 상승폭이 큰 폭 축소돼 0.8% 오르는 데 그쳤다. 신선어개가 6.8% 올랐고, 신선과실도 0.8% 상승했지만 신선채소는 2.8% 하락했다.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4.4%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그리고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면서 "다만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많이 둔화하며 상승 폭은 전월보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석유류 가격도 다소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농축수산물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최근 소비심리 추이를 고려하면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다음 달 이후에는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있어 물가 상승률이 지금 수준에서 등락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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