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위메이드 가상자산 ‘위믹스’ 상장 폐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와 위메이드 간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상되는 가운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곡소리는 커져만 가는 실정이다.

앞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는 지난달 24일 위믹스의 거래 지원을 오는 8일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위메이드가 공시한 위믹스 유통물량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었다는 게 상장폐지 결정의 주된 이유였다. 닥사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을 상장 폐지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는 닥사의 결정은 비합리적이며 불공정한 담합 행위라며 반발하며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통보받았다”며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공정성이 의심되며 그 과정에서 거래소 간 명백한 담합 행위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지난달 28일과 29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위믹스 거래 지원은 오는 8일 종료된다. 그 전에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본안 소송을 통해 법적 판단을 구하기 전까지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하지만 기각되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거래지원은 그대로 종료된다.

닥사는 위믹스 상폐 결정에 대해 "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결정이며, 각 회원사의 일치된 결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위믹스 투자자들은 이 같은 거래소의 결정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며 반발하고 있다.

위메이드 역시 "위믹스 투자자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이 사태의 원인을 정정하고 시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다 할 투자자 보호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양측이 내세우는 명분은 ‘투자자 보호’다. 위메이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닥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폐지를 해야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익명 거래를 하는 가상화폐 특성상 정확한 위믹스 투자자 수와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견 게임사를 믿고 투자한 개인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2030대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 인식을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4명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투자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가상화폐는 우리 경제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하지만 관련 규제는 여전히 허술하다.

무엇보다 올해 초 전세계를 뒤흔든 테라·루나 사태와 같은 가상자산 사건 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피해를 입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투자자 보호’ 명분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보호 조치와 규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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