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분양 물량 4만7217가구...전월보다 13.5%↑
건설공사비 지수 148.54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7.4p↑
PF 자금경색 우려로 건설사 줄도산 우려 확산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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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건설업계가 미분양,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 등 3중고에 빠졌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급격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217가구로 전월보다 13.5%(5613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11월 1만4000가구 규모로 최저치를 찍은 뒤 올해 1월 2만가구, 7월 3만가구를 넘어서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분양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3695가구 모집에 2만153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5.45대 1을 기록하며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일부 면적은 2순위 마감에도 실패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12월 미분양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달 미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135.8로  올해 가장 높은 수치로 전망됐다. 

권지혜 주산연 연구원은 “청약 당첨 후 미계약,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거래, 금융, 세제 부분에서 신속하고 강력한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급등도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난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력난으로 인건비가 급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10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48.54포인트(p)로 전년 동월 대비 7.4p 올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공사비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를 말한다.

래고랜드 사태발 PF 자금경색도 큰 문제다. 레고랜드 사태는 지난 10월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발생한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의 부동산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를 말한다. 

지난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부동산PF 위기 원인 진단과 정책적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PF 부실 위기로 40개의 건설업체 사업장 233곳 가운데 31곳(13.3%)의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충남 지역 종합건설업체 우석건설과 지난달 경남 지역 중견업체인 동원건설산업이 도산해 충격을 주고 있다. 

건설사들의 자금경색은 더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자금조달지수는 37.3으로 전월 40.2보다 2.9p 떨어졌다. 지난 9월(52.7)만 해도 50대를 기록하던 자금조달지수는 지난 10월 40대로 진입하더니 지난달에는 30대로 떨어졌다. 자금조달지수는 기준선(100)을 중심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조강현 주산연 연구원은 “올 초부터 본격화된 금리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한 건설 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의 하락으로 부동산 PF를 통한 기대수익이 감소하고 위험이 증가하면서 브릿지론에서 부동산 PF 대출 전환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는 주택건설사업자들의 재원조달 및 사업안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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