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서민 부담과 물가 상승 등 우려해 한자리수 인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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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보험사들이 높아진 손해율과 적자를 만회를 이유로 내년 실손보험료를 평균 9%대 수준으로 인상한다.

고물가ㆍ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 가계에 실손보험료 인상까지 더해져 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2%대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는 다음 주 자동차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조정 결과를 단계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그동안 실손보험은 매년 2조원대 적자로 10%대 보험료 인상을 주장해왔다. 지난 8일 보험연구원에서 개최한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비급여 의료 증가로 130% 이상 손해율이 지속되고 있어 21% 이상 보험료가 인상되어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2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지난 3월 기준 3977만명이 가입했다.

하지만 과잉 진료 급증으로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32.5%에 이어 올해는 12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낸다는 의미다. 실손보험료는 2017년 20.9% 인상된 뒤 2018년과 2019년엔 동결됐고 2020년에는 6∼7%, 지난해에는 10∼12% 올랐다.

금융당국에서는 경기 불황, 서민 가계의 부담과 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두자리수 인상을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올해 백내장이 잡히면서 손해율이 개선돼 한자릿수인 9%대 인상으로 합의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실손보험 인상률이 결정되면 내년 1월부터 바로 반영된다. 두자리수가 아니라도 9% 인상률이 높은 만큼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4세대 실손 갈아타기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의 경우 당초 1% 인하를 고려했으나 정치권의 강한 불만 제기로 최대 2%대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최대 2.9%와 최대 2.5%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발표되면 준비 절차를 거쳐 내년 2월 가입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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