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콘솔’ 신작 확대…서브컬쳐 장르의 부상
위믹스 거래소 퇴출, 게임업계 블록체인 활용 사업 불안감↑

올해 게임업계는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 넥슨의 김정주 창업주가 타계했고 P2E 게임 시장을 선도하던 위메이드가 국내 주요 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결정을 당했다. 지난 2년간 이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게임업계 오프라인 행사는 다시 활기를 띄었다. 올해는 시장 변화도 두드러졌다. 비주류로 여겨졌던 미소녀 캐릭터 중심 서브컬쳐 장르가 존재감을 드러냈고 북미·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콘솔 신작이 대거 쏟아졌다. 변화의 기로에 선 올해 게임업계 흐름을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올해 게임업계는 PC와 모바일로 국한되던 플랫폼을 콘솔과 블록체인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또한 서브컬쳐 게임의 흥행으로 장르 다변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반면 신성장 동력으로 꼽혀온 P2E 시장을 선도하던 위메이드가 국내 주요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를 당하면서 전반적인 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감돌았다.

한국 게임산업의 선구자이자 맏형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가 미국 하와이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이 3월 1일 전해졌다. 게임업계는 물론 재계, 정계에서도 고인을 향한 추모가 이어졌다.

김정주 창업주는 대한민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1세대 수장으로 게임산업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1994년 12월 넥슨을 창업하면서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그는 게임 산업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 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 어택’ 등 유수의 게임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난 2005년 지주사 NXC 설립 이후 지난해 7월까지 대표직을 맡아 연결 기준 매출 3조원이 넘는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김정주 이사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넥슨의 지배구조에 다양한 변화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아내인 유정현 감사가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했다. 엔엑스씨는 유정현 감사가 지난 8월 김정주 창업주가 보유한 엔엑스씨 주식 13만2천890주를 상속받으면서 지분율이 기존 29.43%에서 34%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2년여간 재택근무 체제를 이어간 게임업계는 엔데믹 전환을 기점으로 전면 출근제로 전환됐다. 게임업계의 근무 시스템 변화는 게임 개발의 속도와 소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간 코로나19 장기화로 중단됐던 오프라인 행사도 재개됐다. 지난 11월 폐막한 지스타 2022년 3년만의 완전 정상 개최되며 나흘간 18만4000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흥행을 거뒀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2022년의 게임업계 변화가 두드러졌다. 비교적 취약했던 콘솔 게임의 확대, 비주류로 여겨졌던 미소녀 캐릭터 중심 서브컬쳐 게임 등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플랫폼·장르의 다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넥슨(퍼스트 디센던트), 크래프톤(칼리스토 프로토콜), 네오위즈(P의 거짓), 카카오게임즈(아키에이지2) 등이 콘솔 신작을 강조했다. 콘솔 수요가 높은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이다. 올해 글로벌 콘솔시장 매출은 56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브컬쳐 장르 게임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미소녀 캐릭터들을 앞세운 서브컬쳐 장르는 그간 국내에선 비주류로 통했지만, 최근엔 주류로 올라서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인기를 끈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가 대표적이다. 올해 ‘지스타’에선 국내 게임사 시프트업이 출품한 서브컬쳐 게임 ‘니케’(레벨 인피니트 퍼블리싱)가 단연 주목받았다.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P2E 산업 '흔들'

국내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개척해 온 선구자이자 대표주자인 위메이드가 위기에 봉착했다.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여온 위메이드의 기축통화이자 가상화폐인 '위믹스'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거래지원이 종료되면서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모임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는 위믹스의 유통량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달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위메이드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P2E,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우려감도 확산됐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여겨졌던 P2E 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된 것이다.

다만, 게임사들은 국내 시장의 침체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승부를 보겠다는 방침이다.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시점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었던 만큼, 국내 시장의 상황과 별개로 기존 사업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관련 사업 축소 계획도 현재는 없는 상황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믹스 상장 폐지에 따라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 전반에 난항이 예상된다"며 "극대화된 변동성 구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에도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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