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도 없거나 소규모·온라인…연말 장기 휴가 모드로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2022년 한 해가 끝자락을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주요 그룹은 올해도 별도 종무식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한다. 대신 연말 휴가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었다.

강당에서 대규모로 종무식을 열던 문화는 사라지고 온라인으로 대체되거나 시행하지 않는 기업이 늘면서 주요 그룹 직원들은 대부분 연말 장기 휴가로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시무식도 코로나 사태 등을 고려해 소규모 혹은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종무식을 열지 않는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글로벌 전략회의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데다 매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23'를 앞두고 출장을 가는 임직원이 많기 때문이다.

대신 내년 1월 2일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시무식을 연다. 삼성전자는 매년 첫 근무일에는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참석하는 시무식을 빼놓지 않고 열고 있다. 내년 시무식에도 경계현 대표이사(사장) 등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은 CES 참석으로 불참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의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시무식은 화상회의 시스템 등을 통해 전 사업장에 생중계된다.

SK그룹은 그룹 차원의 종무식은 따로 진행하지 않고 각 계열사, 조직별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예년에는 최태원 회장과 사장들이 서린사옥을 돌며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눴으나 코로나19 이후 사라졌다. 연말연시 휴가를 쓰는 임직원들이 많은 점도 감안했다.

내년 시무식도 별도로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최태원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신년 인사를 대신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올해 종무식을 따로 열지 않는다. 현대차는 29일 창립기념일 휴무를 하루 미뤄 올해 마지막 업무일인 30일에 전원 쉬도록 할 계획이다.

신년회는 내년 1월 3일에 진행한다. 올해 신년회에서 화제가 된 현대차그룹의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현대차그룹 파크(HMG Park)'에서 신년회를 개최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LG그룹은 연말 종무식과 연초 시무식 모두 열지 않는다. 구광모 회장은 앞서 지난 20일 일찌감치 영상을 통해 직원들에게 신년 인사를 전했다. 계열사별 사장 신년사도 메일과 동영상으로 대체한다.

LG전자를 비롯한 LG 주요 계열사들은 공식 업무를 지난 23일 마무리했다. 12월 마지막 주(26~30일)의 경우 직원들에게 휴가를 독려하고 있어 상당수 직원들은 휴가를 떠나고 최소 인원만 출근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예전에는 김승연 회장과 계열사 고위 임원들이 모여 떡국을 함께 먹고 이 자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코로나로 이 같은 신년 하례회는 축소됐다. 코로나 여파로 김 회장의 신년사도 미리 녹화한 뒤 연초 사내 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내년 시무식은 현재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대면 행사가 줄어들고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방식이 정착하면서 과거의 딱딱한 종무식 문화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다“며 ”대신 연말에 남은 연차 휴가를 소진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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