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당장의 이익보다 내실 다지는 성장이 중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진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냉정하게 현실 직시해야...14개 자회사 둥 최고자리는 몇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우리가 부족했던 점 철저히 되돌아보고 재정비 해야"

(사진 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각 사)
(사진 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각 사)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금융지주 회장들이 올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高시대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와 내실경영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당장의 이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올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커지고, 원자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으로 ‘R.E.N.E.W 2023’을 제시했다. R.E.N.E.W 2023은 △핵심경쟁력 및 회복탄력성 강화(Reinforce the Core&Resilience) △글로벌 & 신성장동력 확장(Expansion of Global & New Biz) △금융플랫폼 혁신(No.1 Platform) △지속가능경영 선도(ESG Leadership), 인재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World class Talents & Culture) 등 5가지 전략방향으로 구성됐다.

윤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선 글로벌 사업 확대가 필수라며 "동남아 주요 거점의 경영 정상화와 밸류업을 통해 글로벌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계열사 네트워크를 추가 확장해 ‘동남아 현지 주요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한 해 뜻 깊은 성과에도 더욱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신년 키워드로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진다)'를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高) 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우리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변화 없이는 성장과 도약도 없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안팎의 변화를 정확히 꿰뚫고 구체적인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밸류-업(Value-up) 2025! RE:Boot 신한'을 중기 목표로 설정했다.

그는 "수익과 규모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신한과 동행하는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키우는 것은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자"며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을 제공하고 자본시장과 글로벌 경쟁력 또한 세계적인 금융사의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엄청난 규모의 자산과 매년 증가하는 이익을 바라보며, 어쩌면 우리 마음속에도 이미 '마지노선'이 자리 잡아 풍전등화(風前燈火)의 현실에도 안도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문제는 앞서가는 경쟁자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여 우리보다 나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며 "하나금융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는 몇개나 되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 회장은 △업(業)의 경쟁력 강화 △글로벌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혁신을 하나금융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국내에서 잘 하고 있는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함 회장은 디지털 혁신에 대해선 "거창한 기술 개발이 아닌 손님들에겐 편리한 금융을, 직원들에겐 효율적 업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쉽으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금리와 환율을 감당했어야 할 만큼 3고 현상이 심화되었고, 기업들은 비상경영을 넘어 생존경영에 나설 정도로 힘든 한 해였다"며 "작년 한 해 우리가 부족했던 점들은 철저히 되돌아보고 재정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 대응 리스크관리 강화' 및 '내부통제 체계 정교화'는 우리를 비롯한 모든 금융권에서 기본 중의 기본 전략“이라면서 ”상반기까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 체력을 적절히 비축해야 한다"면서 "잠재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 회장은 "경기침체(Recession) 공포 속 올 상반기까지는 내실경영을 하되, 그 뒤에 따라올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성장엔진의 피봇(Engine of Growth Pivot)도 함께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경쟁우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목표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며 "증권과 보험, 벤처캐피탈(VC) 등 작년에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 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의 속도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