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라임펀드 부실 판매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연임을 포기하기로 했다. ‘

라임 사태 중징계' 이후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지자 용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우리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앞서 이사회에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추위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임추위는 손 회장이 용퇴 뜻을 밝히면서 명단에서 손 회장을 제외하기로 했다.

손 회장의 용퇴 결정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친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 차례 논의해서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린 사인이다”며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선 CEO인 손 회장의 책임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앞두고 용퇴한 것에 대해 ”리더로서 매우 존경스럽다“고 말하며 ”(손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우회적으로 거취를 압박했다.

다만 손 회장은 연임을 포기하지만 소송은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우리은행이 일부 증권사와 펀드 사태를 둘러싼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판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앞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4일 간담회에서 금융당국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기로 사실상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법률 대응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승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손 회장도 함께 개인 징계 효력정지와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의 용퇴로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 여부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추위는 이날 10여 명의 1차 후보군을 추린 뒤 이달말 2~3명의 숏리스트(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손태승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1개월 전엔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다음달 초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지주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총괄부문장(수석부행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황록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