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한화가 기후 위기 대응과 지정학적인 분쟁에 따른 에너지 안보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기존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역량과 새롭게 확보하는 에너지 인프라 기술, 글로벌 협력을 통해 ‘에너지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LNG 운송 및 태양광·풍력, 수소 분야 글로벌 기업들과 잇달아 만났다고 19일 밝혔다. 다보스포럼은 16~20일(현지 시각)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이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17일 글로벌 에너지 기업 AES의 안드레스 글루스키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탈(脫)탄소화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전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AES는 미국 최대 재생 에너지 개발 기업으로 최근 미국 텍사스에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 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선사 일본 므쓰이 O.S.K 라인(MOL)의 타케시 하시모토 CEO도 만났다. MOL는 LNG 운반선 등 선박 700척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MOL은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기화해 직접 공급하는 LNG-FSRU(부유식 LNG 저장 및 재기화 설비) 선박 등 LNG 인프라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온 회사다.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 에넬(Enel)의 프란체스코 스타라체와는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에넬은 유럽의 주요 전기 생산 원료인 가스를 대신해 태양광과 풍력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바꾸고 브라질 등 남미 지역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후 18일에는 태양광 분야에서 이미 한화와 협력 중인 프랑스 화학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의 빠뜨릭 뿌요네 CEO와 미팅을 가졌다. 같은날 글로벌 풍력터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Vestas)의 경영진 등을 만나 향후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화는 이번 다보스포럼부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과 계열사의 사업 강화를 위해 △에너지 △우주⋅항공 △환경⋅기후 등 WEF의 5개 분과 회의에 참여한다. 특히 각 분과에 전담 임원을 지정해 글로벌 현안 논의와 관련 기업들과의 지속적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화는 이미 재생에너지의 생산(한화솔루션, 한화에너지, 한화건설), 수소, 암모니아 등 신재생에너지 저장⋅운송을 위한 솔루션 개발(㈜한화, 한화임팩트), 미국과 유럽 등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해 발전·공급하는(한화솔루션, 한화에너지, 큐에너지)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이에 더해 현재 인수 절차가 마무리 단계인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해상에서의 LNG 생산(FLNG)-운반(LNG운반선)-공급(FSRU) 인프라와 해상풍력설치선(WTIV) 등을 활용하면 육상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세계 각지로 운송하는 ‘그린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한화 괸계자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에너지 위기도 해결할 수 있는 그린에너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만드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