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기 때 가격 많이 올랐던 GTX 호재 지역 가격하락 클 것

부동산 시장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금리 인상,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주택시장거래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집값은 연일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는 부동산 전문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편집자 주>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사진-이현주 기자)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사진-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올해도 주택시장은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적으로 집값은 2.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 강남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주택 시장을 거래절벽 상태가 이어지는 빙하기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94건(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거래량 3495건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거래량이 급감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등 빙하기에 빠진 상태”라며 “정부가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고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완화된 공시가가 반영되는 등 가격이 소폭 회복될 수도 있겠으나 대세 상승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주택 시장 매매가격은 수도권 2.0%, 지방 3.0% 하락 하는 등 전국적으로 2.5%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올해 집값 하락 폭이 클 지역으로 집값 급등기 때 가격이 많이 올랐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 지역들을 꼽았다.

그는 “집값 급등기 때 가격이 많이 올랐던 지역이 가격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경기 안산, 인천 연수구 등 GTX 호재 지역의 하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올해 전세 시장과 관련해서는 0.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세거래가 늘면서 임대차 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전세의 입지가 축소되며 가격이 하락했지만, 임대차 전반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월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만큼 전세가격이 하락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분양시장과 관련해서는 극심한 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등이 흥행에 실패하자 분양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분양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올림픽파크 포레온, 장위자이 레디언트 등이 미분양이 될 정도로 시장이 침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3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 규제가 완화되는 등 이들 단지는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 차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정부가 처리하고 있는 부동산 규제완화 입법사항들이 잘 처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실거주 의무 개정 추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의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동의를 통한 법률 개정이 필수인 해당 사안들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전히 계류 중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권에서 강화했던 부동산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입법만 잘 처리되면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택 시장 침체기가 도심 내 주택공급 기반을 재정비하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적기”라며 “하락-상승을 반복하는 부동산 시장 사이클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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