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역대급 실적에 성과급 잔치
생보사, 실적 악화에 성과급 기대 어려워

보험회사 창구. (사진=연합뉴스)
보험회사 창구.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생보사들은 보유 채권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급감했다. 

3일 보험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익 1조28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1%, 메리츠화재는 86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9%, 현대해상은 57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8% 증가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영업이익이 1조1787억원으로 1조원을 넘었다.

흥국화재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1465억원으로 전년보다 136.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1.8% 증가한 1864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발표나지 않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94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6%, 한화손해보험은 32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6.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사들이 최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건 자동차보험 등 손해율이 안정된 영향이 크다. 자동차보험은 작년 사회적 거리두기, 고유가 등 영향으로 이동량이 적어 70~80%대를 기록했다. 작년 손보 빅4 삼성화재·현대해상 KB손해보험·DB손해보험 평균 손해율은 80% 초반대를 기록했다.

또한 1분기 이후 백내장 수술 보험금 과잉 청구가 감소하면서 장기보험 손해율 역시 안정화된 점도 수익 개선을 거들었다.

이같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손보사들은 직원들에게 연봉의 30∼4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삼성화재는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47% 수준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난달 31일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DB손해보험도 지난달 31일 연봉의 41%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는 기본급의 500%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 역시 이달 중 임직원 연봉의 50% 이상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현대해상도 임직원들의 높은 기대치를 반영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안팎에서는 연봉의 30%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생보사는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1조72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9% 증가했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33.9% 줄어든 522억원, 한화생명은 전년동기대비 15.2% 감소한 3480억원, 동양생명은 37% 감소한 1739억원이 전망된다.

생보사들이 실적 악화는 지난해 주식시장 악화로 변액보증준비금을 많이 쌓은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과거 10년납 비과세 저축보험 상품 만기 도래로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저축보험을 대량 판매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생보사들은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과는 달리 실적 악화로 성과급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생명은 같은 계열사인 삼성화재의 절반 정도인 연봉의 20~24% 수준으로 성과급이 책정된 상황이며 미래에셋생명은 기본급의 100%가량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업황 악화 타격이 더 커 성과급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손보사들이 성과급을 많이 지급하고 있는 반면 업황 자체가 악화된데다, 실적도 급감한 생보사들의 성과급 잔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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