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 폭 축소, 매매수급지수 개선, 거래량 증가
부동산 전문가 “집값 바닥론 시기상조...각종 악재 산적”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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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완화 영향으로 부동산 관련 지표 들이 개선되면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미분양 증가 등 악재가 많아 집값 반등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2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43% 내려 전주(-0.49%)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전국 아파트값은 올 들어 5주 연속 낙폭을 줄이다 지난주 다시 하락 폭을 키운 뒤 다시 한 주 만에 하락 폭이 둔화했다

수도권과 지방은 각각 0.49%, 0.36% 하락해 전주 대비 하락 폭이 줄었다. 특히 서울의 하락 폭은 0.31%에서 0.28%로 0.03% 축소됐다.

매수심리를 의미하는 매매수급지수도 개선됐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8로 지난주 72.1 대비 0.7% 상승했다.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1월 마지막 주까지 5주 연속 상승하다 지난주 악화됐는데 이번 주 66.4를 기록하며 전주 66.0보다 소폭 개선됐다. 인천(68.2→68.8)과 경기(67.7→69.5)도 매수심리가 개선됐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 업소를 대상으로 설문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음을 뜻한다.

거래량도 늘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6647건으로 전월 4882건보다 36% 증가했다. 서울은 1220건, 경기는 1163건, 인천은 4264건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서울과 경기가 각각 1000건, 인천이 4000건의 아파트 거래 건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개선된 이유는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완화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 유도를 목적으로 지난달 3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1·3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는 서울 강남 3구(송파·서초·강남)와 용산구만 제외하고 전역의 규제지역,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최대 10년이었던 전매제한 기간 규제를 오는 3월부터 6개월~3년으로 축소하기로 하고, 분양가 12억 원 초과 주택에 걸려있던 중도금 대출 규제를 푸는 방안 등도 포함돼 있다.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줄줄이 개선되자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은 거래량이 너무 적기 때문에 바닥론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바닥은 지나봐야 알 수 있지만 현재의 거래 수준으로 봤을 때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상반기 전후로 지난해 거래량 29만8000건의 70% 안팎을 기록할 만큼 거래가 이뤄지고 급매물이 사라지기 직전이 바닥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1월 아파트 거래가 늘었지만 매수세가 본격 회복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급매물 소진 후 시세 하한가가 소폭 오를 수 있겠지만, 수요자들이 추격 매수를 자제하면서 가격 반등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주택시장에 가격 반등을 가로막는 악재가 여전히 많다는 분석이다.

권 리서치팀장은 "지금 주택시장은 고금리와 평년보다 적은 거래량, 미분양 증가, 신규분양 감소 등 악재가 산재하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집값 고평가 인식과 이자 부담이 여전한 데다, 실물 경기 위축 우려와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입주 여파에 따른 전셋값 하락도 매매 거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 고금리 등 대외적인 변수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은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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