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파크 포레온,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등 규제 완화 수혜 단지들 완판 기대
2월 1순위 청약경쟁률 전월보다 대폭 상승...3월 분양전망지수도 개선
전문가 “여전히 어려운 분양시장...양극화 심화 될 듯”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단지 모형도.(사진-이현주 기자)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단지 모형도.(사진-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한동안 침체됐던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규제 완화  수혜  단지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지난 8일 전용면적 29㎡ 2가구, 39㎡ 650여가구, 49㎡ 200여가구 등 총 850여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결과 4만1540명이 몰려 4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에 나온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로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에 대해 청약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전용면적 29㎡는 1311명이 신청해 655.5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39㎡는 1만2831명이 청약해 20.1대 1, 49㎡는 2만7398명이 신청해 105.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무순위 청약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규제 완화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만 19세 이상이라면 거주지, 주택 소유 여부, 청약통장과 무관하게 누구나 무순위 청약이 가능해졌다. 그 전까지는 무주택자와 공급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만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도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이 198.76 대 1에 달했다.

18가구 모집에 4558명이 신청한 59㎡A 타입이 253.22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59㎡B(165.16대 1)·C(130.88대 1), 84㎡A(124.94대 1) 등이 모두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체 물량 중 60%(59가구)가 청약 가점과 무관한 추첨제 물량으로 공급된 점이 흥행 배경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에서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것은 지난 2017년 8·2대책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정부는 1·3대책에서 비규제지역에서 공급되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는 가점제 40%, 추첨제 60%를 적용하도록 했다. 전매제한 기간도 1년으로 대폭 줄였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일반분양 98가구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다. 영등포구가 1·3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며 규제 완화 혜택을 본 셈이다. 

공공분양에서도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는 500가구 사전예약 결과, 1만9966명이 접수해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 최고 경쟁률’은 118.3대 1로, 새로 도입한 청년 특별공급 유형 75가구 모집에 8871명이 지원했다. 지난 2~6일 까지 접수한 ‘일반공급’은 100가구 모집에 1순위 5690명, 2순위 1014명이 지원, 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덕강일3단지는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급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일명 ‘반값 아파트’로 불린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지상의 건축물은 수분양자가 소유하는 방식이다.

잇단 흥행 가도에 그간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분양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4.8대 1로 지난 1월 0.3대 1보다 크게 상승했다. 1순위 청약 미달률 또한 73.8%에서 33.2%로 하락했다.

3월 분양전망치도 개선됐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3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 71.1보다 2.5포인트 오른 73.6포인트로 나타났다. 수도권(61.0→72.1)과 지방(73.2→74.0) 모두 지수가 상승했는데 수도권의 상승 폭이 컸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주택사업을 하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 곳을 상대로 매달 조사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다만 반전은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권지혜 주산연 연구원은 “전월보다 분양전망지수가 소폭 개선됐지만 전국 지수는 여전히 100밑으로 긍정적이지 못한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전문가는 입지와 가격 등에 따라 올해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주택포럼 공동 대표인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로 입지 여건이 좋거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분양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성화되기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