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부총리 “SVB 폐쇄,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져…필요시 신속 대응”
한은 SVB ‘시장 점검 회의’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 가능성 크지 않아"
금감원,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 가능성 제한적...금융사별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 강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의 폐쇄로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등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수출투자책임관회의에서 "미국 재무부 등 관련 당국이 SVB 예금 전액 보호조치를 발표하는 등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시장 상황 변화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는 고인플레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긴축으로 변동성이 계속되는 모습”이라며 “우리 경제·금융 부문의 어려움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당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미국 SVB사태 금융권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이승헌 부총재는 이날 SVB 사태 관련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통해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자 전면 보호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해 SVB, 시그니처은행 폐쇄 등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절하고 신속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언급했다.

금융감독원도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이날 업권별 감독부서, 뉴욕사무소 합동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SVB 사태가 국내 금융사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결과 국내 전금융사의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다를뿐아니라 양호한 자본 및 유동성비율, 견조한 수익성 등 근본적 차이를 감안할때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상당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공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일부 금융사의 경우 보유 만기(듀레이션)가 길지 않고 최근 금리상승기에 투자된 비중이 높고 금리상승이 채권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반영돼 추가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SVB의 특수한 영업구조가 금융긴축 과정과 맞물려 발생한 경우"라며 "당분간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별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부동산 PF 및 대출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점검하고 위기국면에도 문제없는 수준의 유동성과 손실 흡수능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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