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에 친환경 신사업 돌파구 마련
포스코건설, 포스코이앤씨로 사명 변경
현대건설, 친환경 신사업 정관목적에 추가
한화 건설부문, 그린디벨로퍼 도약 선언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건설사들이 환경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주택 시장이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를 대체할 전략으로 친환경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 20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포스코이앤씨(POSCO E&C – POSCO Eco & Challenge)’로 변경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일반적으로 건설기업에 많이 쓰이는 ‘E&C(Engineering&Construction, 설계와 건설)’의 개념이 아닌 ‘Eco(에코)&Chanllenge(챌린지)’의 의미를 사명에 담았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자연처럼 깨끗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의 의미인 에코(Eco)와 더 높은 곳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상징하는 챌린지(Challenge)의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건설업을 뛰어넘어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가치를 실현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끝없이 업계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저탄소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의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고 그린 라이프(Green Life) 주거모델을 상품화하는 등 친환경·미래성장 사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탑티어(Global Top-Tier)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한 구심체 역할을 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뤄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재생에너지전기공급 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 항목을 추가했다. 

현대건설이 신사업 추진을 위해 정관 변경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태양광 발전·환경관리 대행 사업을 추가한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2045 탄소중립’ 선언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양광·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발전소 사업 개발부터 설계·시공 및 운영 경험을 보유한 것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사업자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에너지 전환 시대를 대비해 통합 플랫폼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전력 중개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랜트는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했다. 정관도 변경해 사업목적에 '환경·에너지'를 추가하기도 했다. 주요 추가 사업목적은 △환경 관련 사업 △신·재생에너지 설비 관련 사업 △자원의 재활용 및 회수 자원 매매 △폐기물 수거·분류·소각·매립사업' 등이다.

DL이앤씨 역시 지난해 회사의 사업목적에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및 탄소자원화 사업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업 △고압가스 저장·운반업 등을 추가했다.

지난해 11월 한화건설에서 한화로 흡수합병된 ‘한화 건설부문’은 최근 수처리사업 분야에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화 건설부문은 수처리 기술력 및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을 주도하는 친환경 디벨로퍼로 한단계 더 나아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고민하고 있는 수처리시설의 현대화(개량, 증설, 이전), 자금조달, 운영 등에 대한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제안하는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처리 전 분야를 아우르는 디벨로퍼로서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친환경 신사업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주태시장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주택사업 경기 전망지수는 73.1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 영향으로 전월 대비 5.5p(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이 지수는 주택사업을 하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산출한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기존에 영위하던 플랜트사업이 환경사업과 공유하는 기반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며 "주택사업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대체할 전략으로 친환경 신사업에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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