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수주액 60억6620만 달러...전년 동기와 비슷
사우디 네옴시티, 인니 수도 이전 등 대형사업 기대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해외수주 텃밭이라고 불리는 중동 지역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주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60억662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0억5136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중동지역 수주액은 12억4354만 달러로 전년 동기 3186만 달러 대비 290% 증가했다. 리비아(7억9300만 달러), 사우디아라비아(3억353만 달러), 아랍에미리트(1억546만 달러) 등에서 양호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중동 국가들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면서 중동 국가들이 막대한 규모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세계 건설시장은 작년에 비해 4% 성장한 약 14조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동은 14.4%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에 건설업계는 ‘제2의 중동 붐’을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하면서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 네옴 지역에 자급자족형 직선도시 '더 라인', 행상 부유식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 1차 개발계획만 5000억 달러(615조 원)로 알려졌지만 더 라인 건설에만 1조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네옴 프로젝트 중 하나인 '더라인' 프로젝트 일부를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샤힌 프로젝트'도 관심이 쏠린다. 컨소시엄은 주관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 등으로 구성됐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 원을 투자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아람코가 국내에 진행한 투자 중 최대 규모다.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대형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인도네시아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의 지반침하와 인구 집중 문제로 인해 수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 대상지는 칼리만탄섬에 위치한 누산타라로다. 수도 이전을 위해 오는 2045년까지 5단계 계발계획을 수립했으며 4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동반한다는 계획이다. 5단계 개발계획은 400km㎢ 규모의 정부 핵심구역과 수도지역, 수도확장지역을 개발하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원희룡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 수주 지원단'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파견하고 '한-인도네시아 뉴시티 협력 포럼'을 열기도 했다.

이 포럼에는 건설·스마트시티 등 분야별 국내 기업 52곳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국가철도공단 등 공공기관과 해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유관 기관이 참석했다. 특히 삼성물산을 비롯한 5개 기업·기관이 업무협약 5건을 체결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민관이 함께한 고위급 외교, 협력포럼이 지속적인 네트워크의 기반이 돼 양국 간 신뢰와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할 것"이라며 "신수도, 메트로 등 인도네시아 주요사업에 우리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해외건설 수주 연간 500억 달러 달성, 세계 건설시장 4위 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수주 목표치는 지난해 310억 달러보다 40억 달러 많은 350억 달러다.

주요 건설사들도 해외 수주 목표액을 늘리고 관련 조직 규모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외 실적(5조5000억원)보다 7% 증가한 5조9000억원, 현대건설은 전년 수주액(2조9000억원)의 두 배가량인 5조7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밖에 GS건설은 5조원, DL이앤씨 2조원, 대우건설 1조8000억원 등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잿값 상승·고금리 등의 여파로 국내 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국가 단위의 대규모 사업 발주가 예상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수주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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