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아파트 규제 완화 영향
'마피' 속출, 거래절벽 이어져
오피스텔 역차별 논란...정부 DSR 산정 조정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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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부동산 호황기에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누리던 오피스텔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금리 인상과 아파트 규제 완화 영향 등으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물건이 쏟아지고 있고, 거래도 절벽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전용면적 44㎡ 분양권 매물은 5억원 선에 나와 있다. 지난해 1억원의 웃돈 붙어 7억2000만원대를 형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억원 가량 가격이 빠진 셈이다.

서울 중구 주거용 오피스텔 '브릴란테 남산' 전용면적 33㎡ 분양권은 5억23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5억4300만원에 분양됐다.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 ‘힐스테이트신도림역센트럴’ 전용면적 29㎡ 역시 분양가인 3억8697만원보다 3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 건축물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08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72.6% 감소한 것으로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오피스텔 매매평균가격과 전세가격도 하락세다. KB부동산의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2022년 2월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오피스텔 평균매매가격은 2억 7761만원이었지만, 2023년 2월에는 2억 7561만원으로 전년대비 0.7% 하락했다. 평균전세가격도 지난해 2월 2억 1289만원에서 올해 2월 2억 1045만원으로 1.1% 떨어졌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아파트 청약, 대출, 세금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오피스텔 투자 수요가 줄어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은 전 정부에서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하며 인기를 누렸다. 오피스텔은 청약 통장이 없어도 청약에 신청할 수 있고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70%까지 가능해 청약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나 청년층도 대거 청약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오피스텔이 입주하기도 팔기도 애매한 애물단지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아파트보다 높은 취득세를 부담하고,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된다. 무엇보다 담보 대출 시 비주택으로 분류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만기 8년을 적용받아 아파트 대비 만기 기한이 짧다. 최근에 나온 특례보금자리론에도 오피스텔은 제외됐다.

이에 오피스텔 소유자들 사이에선 오피스텔에 대한 이중잣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편, 정부는 이러한 지적을 일부 반영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오는 5월부터 주거용 오피스텔 DSR 산정 시 일시상환 대출은 8년 만기를 적용하되 분할상환 대출은 실제 약정만기를 반영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또 주거용도가 확인된 오피스텔을 주택수에 산입해 발생하는 세부담 문제는 중과제도를 개편해 구조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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